[미디어스=장영] SBS 새 월화드라마 <굿캐스팅>의 내용은 단순하다. 복잡한 요소들은 제거하고 전설적인 여전사들이 맹활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공간에는 강력하고 모성본능도 탁월한 원더우먼과 같은 존재들만 등장한다. 현실과는 다른, 가상의 인물의 활약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반복되면 무력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강력한 여성들이 나와 미션 임파서블을 수행하는 것이 <굿캐스팅>의 처음이자 끝이다. 그런 점에서 적당히 가볍고, 화려한 액션을 가미해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모든 것들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첫 회부터 잘 드러났다.

과거를 숨긴 신부 김남길이 등장했던 <열혈사제>의 여성 버전인 듯한 느낌도 든다. 내용이 그렇다기보다,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가 우선 그렇다. 여기에 <열혈사제>의 성공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떠오를 수밖에 없다.

SBS 새 월화드라마 <굿캐스팅>

백찬미(최강희)는 국정원의 전설적인 블랙요원이다. 그런 찬미가 현재 있는 곳은 교도소다. 특별한 임무를 받고 교도소에서 신분을 위장하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깐깐한 아줌마 요원인 황미순(김지영)은 찬미와 함께 활동하던 블랙 스파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순이 현재 하는 일은 천 원짜리 영수증의 진위를 가려내는 일이 전부다. 그렇게 과거를 덮고 살아가는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소환되었다.

현장이 아닌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임예은(유인영)은 그럴 이유가 있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국정원에 들어왔지만, 남편을 잃고 아이를 홀로 키우는 예은에게 현장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사무직으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인 그도 국정원의 특수한 임무에 차출되었다.

국정원에서 마이클이라는 존재는 눈엣가시다. 마이클로 인해 국정원 요원들까지 잃었지만 작전에 실패한 뼈아픈 기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자가 다시 등장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여전히 뛰고 있는 찬미가 호출되었다.

SBS 새 월화드라마 <굿캐스팅>

과거 실수로 놓쳤던 마이클을 이번에는 꼭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만든 결과였다. 교도소에서도 그 똘기를 잃지 않고 부당한 권력질을 하는 재소자들을 한방에 눕혀 버리는 찬미는 여전히 현장 체질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일을 완수하는 찬미는 이번 작전에 가장 필요한 존재다.

소환되어 팀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찬미는 경악했다. 이런 멤버들과 무슨 작전 수행을 하느냐는 것이 분노의 이유다. 과거 연인이었던 동관수(이종혁)가 팀장이고, 이제는 현장과는 거리가 먼 미순은 그래도 과거의 정이라도 있다.

생전 처음 보는 화이트 요원인 예은을 보는 순간 찬미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마이클을 잡는 일에 이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 하지만 찬미는 모르는 예은의 과거가 존재했다. 그건 찬미가 결코 잊지 못하는 작전 실패다.

예은의 남편은 찬미와 함께 작전에 투입되었던 권민석(성혁)이었다. 작전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민석은 그렇게 사망했다. 마이클을 잡기 위해 총에 맞은 민석도 버리고 추격을 이어갔던 찬미. 그렇게 민석이 죽어가는 동안 병원에서 예은은 딸을 낳았다.

SBS 새 월화드라마 <굿캐스팅>

이런 과거들을 가진 이들이 역전의 용사를 꿈꾸며 모였다. '미녀 삼총사'라고 부를 수도 있는 이들은 작전을 위해 일광 하이텍에 잠입 수사를 하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작전을 시작으로 결국 결코 잊을 수 없는 마이클을 잡는 과정도 담길 것이다.

첫회는 주인공 백찬미 역할의 최강희 원맨쇼가 핵심이었다. 한껏 고무된 모습의 최강희의 모습은 반갑기보다는 약간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가 일상이 된 현실 에서 다양한 방법들이 강구된다. 이 시기에 넷플릭스는 상상을 초월하는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에서 편하게 시간 때우는 '킬링타임'용 드라마도 필요하다. <굿캐스팅>은 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로 보인다. 여기에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는 '워맨스'를 앞세웠다는 점에서도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요소들도 갖췄다.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는 드라마. 절대무적을 앞세운 그럴듯한 여전사 이야기가 어떤 재미를 던져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단순화된 <굿캐스팅>은 좋은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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