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이 9일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부천시병 후보의 막말 논란을 보도하는 기자들에게 “혐오 표현을 중계하지 말고 선정적으로 소비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차명진 후보의 막말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2차가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명진 후보는 지난 6일 열린 OBS-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 자신의 세월호 막말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000사건”이라는 말까지 덧붙이며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했다. 해당 발언은 8일 OBS 방송에 그대로 실렸다.

8일 OBS경인TV에 방송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부천시병 후보자 토론회' 녹화방송 화면 (사진=OBS경인TV)

민언련은 이를 보도하는 기자들에게 ▲막말 혐오표현을 여과없이 중계하지 말고 비판적으로 접근할 것 ▲위험한 혐오표현임을 분명히 하고 부적절한 취지와 맥락을 설명할 것 ▲노골적인 발언을 그대로 옮겨 선정적으로 소비하지 말고 특히 ‘세월호와 000’란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한 ▲헛소문이나 추측성 기사가 나가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 제공할 것 ▲막말 혐오표현을 감싸려는 목적으로 진상규명하자는 프레임을 만들어 소모적 논쟁을 야기하지 말 것 ▲언론을 통해 혐오표현이 확산되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보도해달라고 주문했다.

민언련은 “자격의 적절성 논란에도 차명진 씨가 미래통합당 지역구 후보자로 공천된 것은 종편 출연을 통해 넓힌 그의 대중적 인지도가 큰 영향을 끼쳤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종편에 있다”고 지적했다.

종편 시사토크쇼에 출연하며 쌓아온 인지도에 힘입어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명백한 혐오 발언을 하고, 중계방송에서 송출되어서는 안 될 반인륜적 표현까지 등장하게 됐다는 것이다.

민언련은 종편에 출연해 타인에 대한 조롱과 막말을 해온 차명진 씨가 방송 출연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밝혀왔다며 “차명진은 종편이 낳고 키운 ‘괴물’”이라고 비판했다. 차명진 후보가 출연해온 MBN<뉴스와이드>,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 MBN<판도라>팀은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민언련은 현행 선거방송토론위원회 규정을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BS방송은 사전녹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규정 ‘토론회 등의 중계방송’에 따라 해당 방송 녹화분을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됐기 때문이다.

민언련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후보자에게 주어진 귀중한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근거 없는 흑색선전,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내뱉거나, 방송에서 도저히 사용해서는 안 될 표현을 사용했을 경우에도 국민은 그 내용을 고스란히 지켜봐야하냐”며 “규정을 재정비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들은 차명진 후보의 발언과 같은 2차 가해에 ‘무관용의 원칙’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참사대응TF 법률지원단은 8일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를 비롯한 일간베스트 유저, 유튜버 등은 최근 더욱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도를 넘는 모욕과 혐오 행위를 자행하고 이로 인해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은 다시 한번 깊은 상처를 받고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법률지원단은 포털 등에서 발생하는 허위사실 유포, 조롱, 모욕과 혐오 행위에 대해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비공개로 형사고소를 진행해왔지만, 앞으로는 2차 가해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전부 물을 예정이며 행위들을 투명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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