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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비극 의혹, 이대로 방치할 건가[기고] 영구미제사건으로 남겨서는 안 돼, 미국이 관련 증거 밝혀야
고승우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공동대표 | 승인 2020.04.02 14:02

[미디어스=고승우 칼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을 두고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현충탑 헌화·분향 도중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묻자 이같이 말하고 "정부의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분향하던 중 유가족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천안함 사건’ 또는 ‘북한에 의한 폭침’으로 불리는 이 비극은 10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에서 발생한 이래 아직도 유가족이 대통령에게 그 원인에 대해 물어야 하는 상황인데, 그 이유를 살피면 안타깝다. 천안함이 반파·침몰해 46명의 해군 승조원이 사망한 비극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1번 어뢰’가 천안함 아래 수중에서 폭발해 버블제트의 위력으로 배가 두 동강 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물어 북한에 대해 이른바 ‘5.24조치’를 취해 남북관계를 사실상 차단했고,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까지 취해 이 사건은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한 핵심 요인의 하나가 되어있다.

이명박 정부의 공식발표 뒤 나온 국제기구에 성명 등에서 가해자가 언급되지 않았고 그 상태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즉 2010년 7월 발표된 유엔 안보리 의장의 천안함 관련 성명에서는 이 사건의 행위자를 명시하지 않았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성명과 아세안+3(한.중.일) 의장 성명도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내용을 지지한다고 밝혔을 뿐 북한을 지목해 비난하거나 북한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연합뉴스 2010년 7월 22일>.  

중국과 러시아도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다. 북한은 이 사건과 북한은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남측의 날조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 비극은 피해자는 있는데 아직 그 가해자는 국제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상태다.

사건 발생 당시 서해북방한계선(NLL) 지역의 상황을 살피면 사건 원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즉 NLL 지역은 국제법적 근거가 미흡한 데다 남북한 충돌이 잦은 지역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군사정보 탐지 체제가 항상 물 샐 틈 없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내용 가운데 대표적인 문제점은 다음과 같이 제시된 바 있다. △미국과 한국의 최첨단 이지스함 등 다수의 군함이 포진해 있는 합동군사훈련 상황에서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 잠수정이 무사히 도주했다는 추리는 일반적인 군 상식에 어긋난다는 점, △사고 해역은 잠수함 운항이 자살행위라 할 만큼 악조건이라는 점, △배가 순식간에 두 동강 나는 상황에서 배에 승선하고 있던 선원 가운데 폭음에 의한 고막 파열이나 물기둥에 의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 △천안함 파괴 상태가 어뢰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기 어렵다는 점, △어뢰에 붙어 있던 조개껍질이 천안함 사고 발생 이전에 부착된 것처럼 보인다는 점 등이다. 

이 사건에서 가장 주목되는 쪽은 미국이다. 미국은 사고 당시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 참가 차 이지스함 등 첨단 함선 다수가 참가한 것은 물론, 첩보 위성과 정찰기 등을 통해 사고해역을 손바닥 보듯 파악하고 있었을 터이지만 지금껏 이 사건과 관련한 당시 정황이나 기록 등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미국의 천안함 사고 관련 내용은 사건 발생 두 달여 만인 그해 6월 초 처음 나왔다. <AP통신>은 2010년 6월 5일(현지시간) 천안함 침몰 당시 한국과 미국 양국군이 사건 발생장소에서 75마일(120㎞) 떨어진 곳에서 합동으로 한국잠수함을 표적으로 대잠수함 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주한미군 대변인인 제인 크라이튼 대령이 "한미 양국군의 대잠수함 훈련이 3월 25일 저녁 10시에 시작돼 천안함이 침몰한 다음 날(26일) 저녁 9시에 끝났다"고 말했다면서 이 훈련은 천안함 폭발 때문에 종료됐다고 덧붙였다(뷰스앤 뉴스 6월 7일). 이를 볼 때, 천안함 사고의 진상은 미국이 입을 열어야 제대고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승우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공동대표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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