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헤럴드 직원들이 어제(3월 31일)부터 헤럴드 대표이사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권충원 헤럴드 대표 연임안이 통과됐지만 퇴진요구시위는 지속될 예정이다.

전국언론노조 헤럴드지부, 헤럴드 통합노조, 한국기자협회 헤럴드 경제 지회, 한국기자협회 코리아헤럴드 지회 등 4개 단체는 지난달 31일 권충원 헤럴드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대표이사 자진사퇴' 시위를 진행중인 헤럴드 내 4개 단체 (사진제공=헤럴드 통합노조)

같은 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논의된 ‘권충원 대표 연임’안을 부결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날 권 대표의 연임안은 통과됐다. 박도제 통합노조 위원장은 1일 “오늘도 대표이사 퇴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직원 대다수가 요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단체 대표로서 그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추후 대응은 4개 단체가 모여 다시 논의해 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헤럴드 직원들의 대표이사 자진 사퇴 촉구 시위는 ‘언론투자 계획’에서 비롯됐다. 권 대표는 지난해 연말까지 직원들이 요구한 투자 비전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올 3월 돼서야 밝힌 ‘언론투자 계획’은 지난해 5월 중흥그룹이 헤럴드를 인수한 이후 처음 발표되는 투자 계획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4개 단체 직원들이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3분의 2가 계획안을 반대했으며 ‘대표이사가 자진 사퇴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헤럴드 직원들은 권 대표가 언론사 기능 정상화에 소홀했으며 직원과의 소통에도 실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표이사의 소통방식에 불만을 표시하는 기자들의 연대 성명이 나왔지만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직원 소통의 기본 채널인 ‘노사협의회’도 설치하지 않았다.

헤럴드 내 4개 단체가 시위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권 대표의 ‘실망스러운 경영성과’와 ‘불신·불통·무책임의 리더십’에 직원들은 새 리더를 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년간 언론 사업에 대한 투자 축소는 언론사 위상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식품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헤럴드 부실로 돌아왔다"며 "대표이사의 불신, 불통, 무책임의 리더십으로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언론투자 계획이 직원들의 기대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기존의 계획들도 실행되지 못해 직원들 사이에 계획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컸다”며 “계획은 구체적이지 못하고 내용 자체가 기대치나 직원들의 요구를 담기에 빈약했다. 예를 들어 인적투자의 경우 필요 인력을 언제까지 어느 정도 규모로 채용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이 제시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결국 쌓여온 불신이 대표이사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