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함께, 유인촌 문화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이 공개되면서 연예인 수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장관 후보자 중 1위에 오른 140억원 대의 재산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KBS·MBC가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제출한, 1997~2007년 총 출연료는 9억7605만원(KBS 5억2734만원, MBC 4억4871만원)이라는 데이터가 방송관련 일부 수입을 알 수 있는 자료의 전부다. 실제 이전의 출연료와 연극단체 운영 수입세목·광고 출연료·행사비 등의 부가수입을 알 수 없다. 재테크 역시 재산증식의 또다른 구성요소이기에 아니할 말로, 그의 말처럼 "연기 35년 경력자다. 배용준도 있지 않은가!"에 반박할 대꾸를 찾기가 쉽지 않다.

소문과 주장은 있고, 사실은 없다!

▲ 한겨레 2월22일자 4면.
그렇다면, 유인촌 장관후보자가 지목한 최고 소득의 대명사 배용준은 도대체 얼마일까? 최근 그의 연수입은 연예계 최고로, 이제는 사라진 스타인 경제공화당 허경영 총재의 아이큐와 비슷한 430억원 대로 알려졌다. tvN 이뉴스'가 분석한 자료인데, 이에 대해 배용준의 소속사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실제 이 내용은 지난해 11월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소속사 측은 여전히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출연료를 0원이라 주장하며 사업파트너십에 따른 수익이 배분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고, '이뉴스'는 이를 회당 2억원의 출연료로 잡아 50억원을 그의 연수입에 산입시킨 것부터 차이가 있다. 그러니 이 수치는 팩트라기보다 호기심의 밑밥이란 인상이고, 이에 대한 배용준 측의 대응 역시 '아니다'란 일관된 반응이다. 결국 양자의 핑퐁게임은 논란만 부추기고, 짜증만 잉태하는 이전투구나 다름없다.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2007년 초 배용준이 100억에 가까운 세금을 납부했다는 것인데, 배용준은 2005년도 총 수입이 329억원(영화·광고 출연료 69억 원, 개인 화보집과 캐릭터 상품 판매 138억 원, 초상권료 122억 원)이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지난 14일 발표된 재벌닷컴의 데이터는 참고할 만하다.

유명 연예인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거나 최대주주로 있는 상장 및 비상장 기업의 대주주 보유주식 가치(13일 종가기준)를 평가한 것인데, 원더걸스의 '텔미' 열풍을 이끈 JYP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박진영의 주식 평가액이 280억원 대로 1위로 평가됐다. 2위 키이스트 배용준 204억원 대, 3위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92억원, 4위 의류업체인 '좋은사람들' 주병진 87억원, 5위 제이튠엔터테인먼트 가수 비 83억원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주식만 가지고 평가한 것이기에 연예인 최고 수입을 따지는 일부 자료로만 유용한 상황이다.

수입,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돈을 많이 버는 연예인들

▲ 한국일보 2월15일자 36면.
이렇듯 액수를 알 수는 없지만, 이들 스타들은 아주 많이 번다. 수입면에서는 어마어마한 포식자다. 이는 연예계가 글로벌화·산업화의 길로 들어서면서 우회상장을 통한 주식 소득과 '몸값 인플레이션'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우리 연기자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억대를 호가하는 상황에서, 일본 스타인 기무라 타쿠야의 회당 약 350만엔(약 3000만원)의 출연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출연료를 데이터(출연료 등급·프로그램 예산규모·시간대 등)로 분석하는 일본과 '생선회'도 아닌 데 호가로 결정하는 우리의 연예 문화에서 오는 차이다. 그래서 거품이란 비판받는 지도 모른다. 이는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류스타의 높은 개런티가 '반한류' '혐한류'를 증폭시킨다는 걱정이 그것이다.

스타의 인기는 사람들의 호감도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광고모델로써의 지명도다. 이 때 최근 브랜드38연구소에서 내놓은 '2007년 하반기 스타마케팅'는 우리 연예스타의 허상을 짚어볼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매년 조사되는 자료로 공신력을 가지고 있는 조사다.

TV모델로 적당한 인물(연예·스포츠·정치인·기업인 전영역)을 조사한 분석에서 배용준의 선호도는 몇 위일까? 62위다. 그는 지난해 갓 데뷔한 FT아일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배우 차승원·장근석·이다해, 개그맨 이윤석·조혜련, 가수 장윤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가수 비는 그보다 훨씬 앞선 16위였다. 하하·서민정의 인기도와 같았다. 당사자는 격이 떨어진다고 볼 지 몰라도, 대중은 그 정도로 그들을 인정한다는 얘기다.

이제는 과학이다. 실용의 시대다. 일한만큼 대접받고, 인정받는 만큼 평가받는 모습이 방송 연예계에서도 필요해 보인다. 사실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이미지를 파는 그들에게 부가가치는 미래가치이기 때문이다. 미래가치는 희망이고, 이 희망과 스타와 팬이 공유해야 한다. 허울은 스타를 좇는 대중에게 허탈을 안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리포터’보다는 ‘포터’가 더 많아 보이는 세상, ‘날나리’라는 조사가 붙더라도 ‘리포트’하려고 노력하는 연예기자 강석봉입니다. 조국통일에 이바지 하지는 못하더라도, 거짓말 하는 일부 연예인의 못된 버릇은 끝까지 물고 늘어져 보렵니다. 한가지 변명 … 댓글 중 ‘기사를 발로 쓰냐’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는 데, 저 기사 손으로 씁니다.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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