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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모친 운구 방송 “급박한 상황에서 데스킹 소홀”방통심의위, KBS·MBC·SBS·YTN·MBN 행정지도 권고…"방송 품위 저버렸다"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3.25 19:54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시신 운구 장면을 보도한 KBS·MBC·SBS·YTN·MBN에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이들 방송사는 의견진술에서 “급박한 상황에서 데스킹이 소홀했다”고 해명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방송 품위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KBS·MBC·SBS·YTN·MBN 등 방송사는 지난해 10월 고 강한옥 여사 별세 소식을 전하며 시신 운구 장면을 보도했다. 이들은 ▲이불에 덮인 채 이동 침대에 실려 나오는 고 강한옥 여사의 시신 ▲시신을 뒤따라 걸어 나오는 문 대통령의 모습 ▲시신이 운구 차량에 실리는 모습 등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 방송 후 비판이 이어지자 이들 방송사는 온라인에서 관련 장면을 삭제했다.

병원에서 나오는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리는 취재진 모습 (출처=KBS뉴스)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25일 의견진술을 진행했다. 의견진술자들은 “급박한 상황이어서 데스킹이 소홀했다”고 밝혔다. 나준영 MBC 뉴스콘텐츠 편집부장은 “편성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아 영상이 도착했다”면서 “방송을 하는 것에 관심이 쏠려 유족과 시청자를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의견진술자는 사건 이후 영상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전했다. 정창원 MBN 정치부 부국장은 “방송 후 살펴보니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상 편집과 관련한 새로운 준칙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나준영 부장은 “영상기자협회의 보도영상편집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 때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장명호 YTN 보도국 영상에디터는 “사내 영상편집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휴동 KBS 주간은 영상 편집자가 미숙했다고 밝혔다. 김휴동 주간은 “(해당 보도) 담당 편집자는 스포츠를 담당하던 기자인데, (지난해) 10월 1일부로 자회사에서 본사로 넘어왔다”면서 “팀장·부장이 데스킹을 못한다. 직접 업무지시를 하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 편집자가 미숙했다”고 해명했다. 김재영 위원이 “뉴스 프로세스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라는 뜻인가”라고 하자 김휴동 주간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데스킹을 잘못본 부분이 있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방송소위는 해당 방송에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시급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아무리 대통령이 공인이라도 모친 임종 직후 시신 모습을 방송한 것은 불쾌한 정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방송 품위를 저버리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다만 보도 이후 진일보한 영상 가이드라인이 나오게 됐다”면서 “방송사가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영 위원은 “영상편집과 사용에 대한 기본을 지키지 않은 일이지만, 대통령 모친 사망이라는 초유의 사건에 언론사가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위원은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가이드라인이 중요한데, 각 방송사가 가이드라인을 되짚어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상수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 의견을 냈다. 박상수 위원은 “이런 장면을 절대 방송해선 안 된다”면서 “유가족은 물론 시청자에 큰 상처를 남기는 방송이었다. 아무리 사안이 급해도 데스킹이 작동돼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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