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경남신문 회장이 기자들이 희망퇴직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작성하자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경남신문지부는 “최광주 회장은 깊이 있는 사과를 해야 하고, 자질 부족을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경남신문은 이달 초 희망퇴직자를 모집했다. 회사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경남신문 10년 차 이하 기자들은 <우리를 먼저 해고하라> 성명에서 “청춘을 바쳐 조직을 위해 헌신한 선배 기자들을 헌신짝같이 여기는 경영진의 태도에 참담한 심정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경영진은 신문 산업이 어렵다는 변명만 늘어놓으며 경영악화 책임을 모두 노동자에 전가하고 있다”면서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다. 회사를 정말로 위한다면 다른 전문경영인이 선출될 수 있도록 나서라”고 말했다.

경남신문 회장은 기자들의 이같은 목소리를 폭언으로 다그쳤다고 한다. 언론노조 경남신문지부는 20일 <최광주 회장은 경남신문지부 조합원 앞에 사과하라!> 성명에서 “최광주 경남신문 회장이 지난 16일 업무실로 지부 조합원을 불러 ‘해고 협박’ 막말을 했다는 내용을 접했다”고 썼다. 최광주 회장은 기자들에게 성명서 출처를 추궁하며 “기자 4년 하니까 그렇게 컸나?”, “이 ○○(욕설)”, “<우리를 먼저 해고하라>라고 했는데 니부터 짤라주까”, “짜르는데 이의 없제?”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신문지부는 “10명의 기자는 희망퇴직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성명서를 게시했다”면서 “그러나 최 회장은 심한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며 상하 지휘적 관계에서 갑질을 했다”고 밝혔다. 경남신문지부는 “언론사를 대표한다는 사람의 입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말”이라면서 “최 회장의 보복성 발언은 회사 조직을 위해 선의의 뜻을 펼친 조합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고 비판했다.

경남신문지부는 “경남신문지부 조합원들은 최 회장의 발언이 직원들을 다독이고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염원을 저버린 행위로 실망의 수준을 넘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면서 “최 회장은 책임지고 깊이 있는 사과를 촉구하며, 아울러 자질 부족을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최광주 회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욕설한 적이 없다"면서 "전문경영인으로 경남신문에 들어왔는데, 곧 회사를 그만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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