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가 방송인 김어준 씨의 “대구 사태” 발언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방통심의위는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베트남 음식 반미에 ‘빵 쪼가리’라고 표현하는 인터뷰를 방송한 YTN에 대해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김어준 씨는 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코로나 사태는 '대구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했다. 김어준 씨는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 비율은 대구 시민 560명당 1명이 됐다"면서 ”다음 주면 400명, 300명당 1명꼴로 코로나 확진자가 대구에서 나오게 될 것이다. 중국이 정말 문제였다면 인구 2,300만 수도권은 왜 10만 명당 1명꼴로 확진자가 나오겠나"라고 밝혔다.

김어준 씨 발언 직후 특정 지역 비하 논란이 일었다. TBS는 9일 입장문에서 “대구 시민을 비하하고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검찰, 일부 언론, 보수 야당을 상대로 대구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방역 대책을 강하게 촉구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사진=TBS 홈페이지 갈무리

방통심의위는 1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김재영 위원은 “법정제재를 염두에 둔 의견진술”이라고 경고했다. 김재영 위원은 “민감한 시기라는 것을 감안할 때 표현 하나가 가져오는 파장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상수 위원은 “TBS가 입장을 밝혔지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상당하다”면서 “대구사태라는 발언은 오인의 소지가 있다.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은 국민 통합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대구사태라는 발언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소영 위원은 “조심할 필요가 있었고,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면서 “병에 지역명이 붙으면 거주민에게 편견을 주고 갈등을 조장하는 위험성이 있다. 다만 TBS가 대구 시민을 공격하는 의도로 ‘대구사태’라 말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방통심의위는 YTN의 ‘빵 한 쪼가리’ 보도에 대해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의견제시는 가장 약한 수위의 행정지도다. YTN 뉴스특보는 지난달 25일 베트남 다낭에서 격리 조치된 교민을 인터뷰했다. 현지 교민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아침에 빵 쪼가리 몇 개 준다” 등의 발언을 했다. 기자는 “외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우리 국민이 늘어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교민이 받은 ‘빵 쪼가리’는 베트남 현지 음식인 반미였다.

보도 후 베트남 네티즌들은 “(베트남에서) 반미가 가장 많은 음식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 “베트남 사람들은 빵(반미)을 자랑스러워한다. 그런데 베트남 빵은 열등하다고 말하는 것인가”라는 댓글을 달았다. YTN은 “인터뷰 내용 중 일부 감정적인 불만과 표현이 여과 없이 방송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방통심의위는 “차별적 발언이지만 교민이 불편함을 드러낸 표현”이라면서 “방송사도 유감을 표명했다. 기사 자체는 보도가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비 신천지 신도를 두고 ‘신천지’라 표현한 MBC 뉴스데스크에 의견진술 결정이 내려졌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확진 환자 난동 소식을 보도하면서 앵커백 화면에 ‘신천지’라는 그래픽을 삽입했다. 해당 코로나19 환자는 신천지 신도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MBC는 인터넷에서 내용을 수정했다. 김재영 위원은 “그래픽 사고 경위에 따라 제재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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