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에 동성애에 대한 찬반을 묻는 혐오발언을 했다. 찬반의 대상이 아닌 성 정체성을 정치적 공세에 활용한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의원 파견을 비판하던 중 "비례연합정당의 구성도 우스꽝스럽다"면서 "녹색당은 동성결혼을 법제화하겠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TV토론에서 동성혼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비례연합정당은 녹색당이 참여하는데 과연 동성혼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고 말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유사한 발언은 전날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의 입에서도 나왔다. 16일 통합당 최고위원회에서 이 최고위원은 "녹색당은 동성 결혼을 법제화하겠다고 한다.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TV토론에서 볼 수 있듯이 동성혼은 시기상조라고 한다"며 "동성혼에 찬성하는 사람은 이 당을 찍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7년 4월 19대 대선후보 4차 TV토론에서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동성애를 반대하느냐", "동성애 합법화 반대하느냐" 등을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반대한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문 후보는 토론 말미에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발언을 수정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 저는 이성애자지만 성소수자의 성 정체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바로잡았다. 토론 이후 동성애 찬반을 두고 토론을 벌인 홍 후보와 문 후보에 비판이 일었다.

이날 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은 '심재철, 미래통합당 집안사정부터 챙겨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동성애는 찬반의 대상이 아니다. 아직도 이를 무시한 채 시대착오적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은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자발적 모임이다. 당내 성소수자위원회 설치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 성소수자위 준비모임은 이어 "'황교안 대표 격노'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내분이 심각한 와중에도 성적 지향을 정치적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다"며 "굳이 상식있는 시민들의 격노까지 감당하려는 까닭은 무엇인가. 하나만 하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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