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방송사 유튜브 콘텐츠에 혐오표현, 신조어, 욕설 사용이 늘고 있어 우려된다. 유튜브 콘텐츠의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방법이라고 하지만 방송사가 자극적인 용어 사용을 따라가는 게 맞냐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사들이 자사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썸네일이 자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썸네일은 영상 내용을 요약한 작은 크기의 이미지로 일종의 미리보기로 이용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사용된다. 유튜브 콘텐츠제작자들은 썸네일을 자극적으로 뽑을수록 조회수와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유튜브 '저널리즘 토크쇼J' 썸네일 화면.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KBS1TV <저널리즘 토크쇼J>는 유튜브 썸네일에 신조어, 욕설 등 부적절한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일례로 63회 라이브 <‘이재갑 비선 논란’ 퍼나른 안철수에 일침 폭격하는 갓유정> 영상 썸네일에는 “이재갑 보낸 안철수 역관광”이란 자막과 함께 얼굴에 멍이 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얼굴이 등장했다.

‘역관광’은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상대방을 공격했을 때 본인이 되레 당하는 상황을 뜻한다. 하지만 2016년 ‘스브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역관광’의 유래는 ‘역강간’이다. 미국, 영국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 비속어로 쓰이던 ‘강간당했다(RAPED)’가 한국으로 전파된 것으로, 강간이란 단어가 일부 채팅창에서 사용이 금지돼 ‘역관광’이란 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현재 해당 영상 썸네일은 '털기'로 수정된 상태다. 저널리즘 토크쇼J측은 논란을 인지한 뒤 곧바로 수정했다고 알려왔다.

이 밖에 영상 제목에 <전두환 코인 타고 떡상했던 조선일보의 흑역사 세탁법>과 같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은어인 ’떡상‘(주가가 많이 오르는 현상)을 넣거나, “어이 털리다”, “친일 디스전”, “몰입도 최강”, “타골”(’뼈 때린다‘의 파생)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저널리즘 토크쇼J>의 지난 56회 유튜브 썸네일은 “하아 ㅅㅂ 문재인 때문에 이젠저런 집도 못 사네”로 욕설이 포함돼 있다.

MBC 뉴미디어팀에서 제작하는 ‘14F 일사에프’ 콘텐츠 썸네일에 신조어는 자주 등장한다. 대부분 2030 젊은층을 겨냥한 콘텐츠로 젊은 층이 자주가는 커뮤니티 용어들이 사용된다. “꼰대같은 우리 부장”, “고소각?”, “신인 강동원의 충격적 커여움”, ‘법카’(법인카드), ‘SSUL’, ‘ㄴㄴ’, ‘국뽕' 등이다.

또한 SBS 유튜브콘텐츠 ‘스브스뉴스’에서 “퇴사 뽐뿌 주의”, 'ㄴㄴ', 'ㄷㄷ', '줍줍' 등 커뮤니티 용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예능 콘텐츠가 주로 올라오는 ‘모비딕’ 썸네일에는 “쳐맞다”, “역대 미녀 발라버린”, “요섹남”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MBC 뉴미디어콘텐츠 '14F일사에프'유튜브 썸네일(위)과 SBS 뉴미디어콘텐츠 '스브스뉴스'와 '모비딕'유큐브 썸네일 (아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핵인싸’, ‘만렙’ 등 자막 사용에 대해서는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방송프로그램에 한해서다. 유튜브에서는 젊은층과 자유로운 소통을 이유로 신조어, 커뮤니티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최원석 전 YTN기자는 “썸네일 또한 독자에게 어필하는 브랜딩과 콘텐츠의 일부”라며 “(제작진 입장에서는)유튜브 플랫폼을 타겟 시청자 층이 쓰는 속어와 은어까지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지만, 1인 방송이나 극우 성향 온라인 게시판에서 사용하는 선정적 언어(비속어)를 꼭 따라하지 않더라도 방송사가 신뢰를 높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전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문제제기를 글로 올려 공감을 얻었다. 최 전 기자는 현재 핀란드 라플란드대학교에서 미디어교육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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