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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19, 국민이 모범이다[기고]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 승인 2020.03.11 12:49

[미디어스] 솔직히 찬사까지는 아니다.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해외의 평가 말이다. 새로운 기술 채택, 민주주의 모델 가능성 등을 언급했어도 해외언론이 마냥 호의적이지도 않다. 한국 상황을 전하면서 마스크 사려고 길게 줄서 있는 ‘행복한 백화점’ 모습이나 신천지 교주가 절하는 모습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K-Pop이 전 세계 음악시장에서 1위를 해도 한국 특유의 도제식 훈련을 강조하는 게 해외의 관점이다. 그렇듯 그들은 그들의 입장이 있는 거다. 우리의 감염증 대응과 방역체계에 대해 해외의 평가는 참조의 대상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코로나19는 분명히 대한민국에게는 위기였고 현재도 위기이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에 이어 제2위의 위험국가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쓸 뻔 했다. 그동안 한류니 뭐니 어렵게 쌓아놓은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가치가 허무하게 추락할 수도 있다. 게다가 전 세계인들에게는 듣도 보도 못한 신천지라는 생소한 종교단체가 한국 사회 중심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위기 없는 사회란 존재하지 않는다.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혁신을 채택하는 속도는 빨랐다. 혁신이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초기부터 그 이동경로를 신속하게 알아볼 수 있는 앱이 만들어졌고 빅데이터와 같은 스마트 기술 접목이 수시로 시도되고 있다. 일명 ‘드라이브 스루’ 자동차 선별진료소는 이미 다른 나라들도 도입하고 있다. 마스크의 재고상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앱이 만들어졌고, 자가격리자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거나 장소를 이탈하면 경보음이 울리는 앱도 등장했다. 그저 IT강국이 ‘빨리 빨리’ 한국인의 급한 성질 때문이라고 낮추어 보는 시대는 지났다. 대한민국 사회는 혁신을 신속하게 채택할 수 있는 구조임을 확인했다. 혁신은 그 사회의 의사결정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일방적인 하향식이 아니라 자유롭고 공개된 구조에서 합리적으로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 나라이다.

대한민국에는 성숙한 시민이 있다. 사실 국가 위기 때마다 촛불 하나로 중요한 결정을 해온 국민들이 있었던 터다. 이번에도 대구경북 지역에 전국적인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대구경북 지역으로 달려갔다. 그들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경북 지역 주민은 ‘우리가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린다’로 국민들의 응원에 화답해주었다. 봉쇄 정책은 없었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대구경북 주민들의 성숙함에 놀랐다. 이웃 나라 먼 나라 할 것 없이 그 흔한 사재기나 폭동이 우리에겐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침착했고 서로를 격려했다. 착한 임대인 운동, 마스크 양보하기 운동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정보 공개가 투명한 사회로 남게 되었다. 어쨌든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날부터 정부는 브리핑을 수시로, 정례적으로 해서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발생과 이동경로는 관련 홈페이지나 휴대폰 긴급재난 문자로 거의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제공된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든 아니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경쟁과 협력이 가능한 지자체가 있다는 것이고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마스크에 대한 불만과 불편에도 국민들이 인내할 수 있었던 힘도 중앙이든 지역이든 정부의 정보 공개와 투명성에 있었다고 본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정부와 국민의 소통과정이다.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는 후일에 맡긴다. 아마도 평가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도 어느 연구실에서 자기 분야에서 이번 사안을 들여다 보는 학자들이 있을 것으로 나는 기대한다. 의료체계, 외교정책, 방역대응, 경제위기, 위기관리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평가가 필요하고 개선점이 논의될 것이다. 투명한 정보 공개가 주는 이익만큼 개인이 감당해야 할 사생활 침해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각종 혐오표현과 가짜뉴스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신천지와 같은 종교단체의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 포스트 코로나19 대한민국이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한다.

정치인 아닌 정치꾼, 언론 아닌 선동꾼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이들은 현재 코로나19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거를 앞두고 그저 코로나19를 활용하고 싶을 뿐이다. 틈만 나면 선정적인 문구로 대구경북 지역과 다른 지역을 갈라 대립과 갈등의 불을 지핀다. ‘열심히 한다면, 이겨낼 것이다’라는 한 문장을 앞뒤로 가르는 신공을 발휘해 말꼬리 붙잡고 늘어지는 걸 뉴스라는 이름으로 방송하고 있다. 갈라놓는 신공으로 현 질병관리본부장과 대통령까지 다른 정부 사람으로 갈라놓는 지점에서는 할 말을 잃게 된다. 마스크 생산량과 수요의 절대적 수치를 알면서도 대안도 없이 떠들기만 한다. 취재를 하려면 제대로 하든가 중국, 북한에서 발견된 한국산 마스크 사진 한 장 달랑 띄어놓고 수많은 가짜뉴스 양산을 주도하고 있다. 인간적으로 그러지 말자. 전 세계 유례없이 모범적인 국민들이 이 위기를 훌륭하게 대처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19, 대한민국은 업그레이드 중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모범이다. 국민들 발목 잡지 마라.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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