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박장호 MBC 신임 보도국장이 MBC 뉴스가 지향해 온 진보적 가치를 타협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MBC 뉴스에 대해 “우리 뉴스의 색깔 중 하나는 기계적 중립을 넘어서려는 노력이었다”며 “기계적 중립은 가능하지도 않고 올바르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장호 국장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시행된 보도국장 임명 동의 투표를 통과했다. MBC는 노사단체 협약에 따라 보도국 구성원(245명) 과반이 참석해 이 중 과반이 찬성하면 국장 후보자 임명을 확정한다.

(사진=MBC)

박 국장은 투표에 앞서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반론과 검증, 객관성, 공정성 네 가지 키워드를 갖고 시대의 키워드에 천착하는 뉴스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어떤 매체나 그렇듯 MBC 뉴스에도 색깔이 있다”며 “우리 뉴스의 색깔 중 하나는 기계적 중립을 넘어서려는 노력이었다. 기계적 중립은 가능하지도 않고 올바르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물론 하나의 입장에 서려면 그 과정은 철저하게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며 “엄격한 검증과 반론을 거쳐야 하고 치열한 취재가 필요하며 기자들의 시각이 다양한 형식으로 담겨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편향성 논란에 대해 박 국장은 “우리 뉴스가 지향해온 진보적 가치를 타협할 의사가 없다”며 “그러나 우리 뉴스에 대한 쓴소리도 소홀히 듣지 않고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진행될 정경심 의혹, 송철호 의혹 등 각종 재판 상황에 우리만의 시각을 갖고 거침없이 보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법조팀을 보직팀으로 바꾸고 이름도 인권사법팀으로 바꿔 인권사법팀 초대팀장의 책임이 막중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기존 8시 뉴스를 7시 30분으로 앞당긴 ‘와이드 편성’에 대해 “전임 국장의 뉴스 철학에 동의해 와이드 편성에 찬성했고, 개별 리포트 시간이 길어지며 내용이 충실해졌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조명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등 성과가 있었다”면서 아쉬운 점으로 해설 보도와 심층 보도가 강화되지 못한 점을 짚었다. 박 국장은 해설 보도와 심층 보도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탐사기획팀을 보직팀인 기획취재팀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보도국은 실용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출 수 있게 조정하고 합칠 수 있는 부서는 합쳐 큰 팀을 만들고, 협업이 필요한 이슈는 ‘이슈 중심 팀’을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운영 중인 편집회의에 노동조합의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를 참여시키고 뉴스 큐시트를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박 국장은 총선 이후 큰 폭의 인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꼭 정착시키고 싶은 시스템은 선후배가 기수를 떠나 어울려 일하는 문화”라며 고참 기자들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고참 기자들이 주간뉴스팀, 디지털 뉴스팀에 소속돼 관심 분야 기사를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디지털 대응 전략으로는 오리지널 디지털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SBS 사례를 들어 “TV 밖 시청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여야 한다”며 이번 조직개편에서 디지털 뉴스 에디터 아래 뉴스전략팀을 신설, 세 명 정도의 인원을 두고 상시조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우환 시사교양본부장, 안재주 라디오본부장, 강미영 편성국장 등이 해당 국(본부)소속 구성원의 임명동의 투표절차를 통과해 임명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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