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미래통합당이 2012년 MBC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에 대해 이른바 '취재기자 블랙리스트'를 작성·보고한 황헌 전 MBC 보도국장을 전략(단수)공천했다. 전략공천이 예상됐던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은 류성걸 전 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른다. 천영식 전 KBS 이사는 공천탈락했다.

전략공천설이 돌았던 김장겸 전 MBC 사장도 공천에서 배제됐다. 6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경북지역, 서울·부산·울산·경남지역 공천 명단을 발표했다.

황헌 전 MBC 보도국장

통합당은 경북 영주시·문경시·예천군 지역에 황헌 전 MBC 보도국장을 전략공천했다. 2018년 MBC 감사국에 따르면 황 전 보도국장은 2012년 MBC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들에 대해 "보도부문 일벌백계 대상"이라며 '취재기자 블랙리스트'를 작성·보고했다. 이 사건으로 황 전 국장은 2018년 8월 인사위원회 대상에 올랐으나, 인사위 직전 사표를 제출, MBC 경영진이 이를 수리했다.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황헌은 방송독립을 침해하고 제작자율성을 말살한 공정방송 파괴의 종범이었다"며 "해고가 마땅한 중대한 사규 위반 행위이자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범죄행위이지만, 사측은 징계도 없이 황헌의 사표를 그대로 수리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애초 대구 동구갑 지역 통합당 전략공천설이 돌았던 이진숙 전 대전MBC사장은 류성걸 전 의원과 경선을 치른다. 이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 자유한국당 1차 인재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보도본부장을 역임한 이 전 사장을 세월호 유족들은 세월호 보도참사 책임자 리스트에 올렸다. 대전MBC 사장 시절엔 노조 탄압 논란이 일었다.

이 지역에 출사표를 낸 천영식 전 KBS 이사는 공천명단에서 배제됐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일했던 천 전 이사는 KBS 이사 재임 1년여만에 총선에 출마해 공영방송 이사직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부산 서구·동구 지역에서는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이 곽규택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정오규 전 한국당 서구·동구 당협위원장과 경선을 치른다. 안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당 영입 인재로 선정됐다. 안 전 사장은 2018년 배우자의 6·13 지방선거 출마에 배우자 지지 호소 문자메시지를 사장 명의로 발송하고, 부산일보 보도·편집권을 훼손한 사례들로 노조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은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통합당 발표 직전 경남 김해시갑 지역 전략공천설이 돌았던 김장겸 전 MBC 사장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MBC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 전 사장은 지난해 2월 노조 탈퇴종용, 노조원 승진배제 등 노조 탄압 혐의가 인정돼 1심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노컷뉴스는 이날 오후 통합당 공관위가 1심 유죄판결을 받은 김 전 사장 전략공천을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YTN 출신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경북 경산시에서 조지연 통합당 청년부대변인과 경선을 치른다. 윤 전 수석은 이명박 정부 시절 YTN에서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역임한 뒤 디지털YTN 사장을 지내다 2014년 6월 청와대 홍보수석에 임명됐다. 그는 정치부장·보도국장 시절 "정부 비판적인 내용에 대통령이 언급되면 안 된다"는 발언을 하는 등 '여당 편향 보도'로 노조와 잦은 갈등을 빚었다.

한편,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대구·경북지역 공천에서 김재원, 강석호, 백승주, 김석기, 곽대훈, 정태옥 등 현역 의원 6명을 대거 공천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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