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논평을 냈다. 여전히 여성 방송 노동자는 제작 현장에서 차별과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빛센터는 6일 “방송영역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라며 “한국사회 페미니즘 논의가 제기되며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방송사에서는 오랜 시간 굳어진 성별 고정관념을 그대로 재생산하는 프로그램을 양산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한빛미디어인권센터)

대전MBC 아나운서 채용 성차별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유지은 대전MBC 아나운서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으로 여성아나운서 채용 차별 문제가 알려졌다. 지역MBC 대부분이 여성 아나운서는 프리랜서로, 남성 아나운서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성차별과 근로 조건 차이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대전MBC는 유 아나운서를 맡고 있던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

한빛센터는 “채용 성차별 문제는 단지 대전MBC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지역방송사들은 물론 스포츠 방송국, 게임 방송국들은 시청자들의 눈요기를 위해 여성 아나운서를 쉽게 채용하고 제대로 된 고용 환경을 보장하지 않는 사례들이 허다했다”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2019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5%가 성희롱이나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 방송 노동자의 경우 전체 응답자 중 37.6%가 성희롱,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빛센터는 “방송사들이 적극적으로 성평등한 환경과 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성희롱과 성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2020년 한 해 동안 여성 방송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겪은 부당한 피해를 소리 높여 계속 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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