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국일보의 신천지 고발 유튜브 영상에서 제보자로 등장한 전 신천지 교인 얼굴이 공개돼 논란이다. 한국일보는 영상을 삭제한 뒤 재편집해 올렸지만, 얼굴이 공개된 영상은 이틀 동안 1만 3천 회 재생됐다.

한국일보는 지난달 28일 <‘신앙이 위협받으면 가족을 떠나라’ 전 신천지 교인이 말하는 신천지의 진짜 모습> 영상을 자사 유튜브 페이지에 올렸다. 4년 전 신천지를 떠난 신천지 교인의 내부 고발이 주된 내용이다. 그는 31번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이 파악되지 않는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신천지 교인이 아닐까 의심했다며 신천지로 추측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제보자는 신천지 문화가 동선을 숨길 수밖에 없으며 5cm도 되지 않는 간격으로 밀착해 예배를 드려 전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신천지는 신앙이 위협받으면 가출하라는 지령을 내리고 일반 기독교로 위장해 접근한다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3월 1일 재업로된 한국일보 <'신앙이 위협받으면 가족을 떠라나' 전 신천지 교인이 말하는 신천지의 진짜 모습> 영상 화면 갈무리

해당 영상에서 제보자의 얼굴은 총 두 번 노출됐다. 영상 중간에 모자이크가 엉뚱한 곳에 표시돼 제보자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고, 맨 마지막 제작자 이름이 나오는 장면에서 또 한 번 등장했다.

지난달 28일 올라온 영상은 3월 1일까지 조회수 1만 3천 회를 넘겼다. 댓글에는 “모자이크를 잘 해줘야지 인터뷰한 여자분 얼굴 순간적으로 두 번이나 보이잖아요”, “모자이크 제대로 처리도 못 하고 제보자를 저렇게 처리합니까” 등 제보자의 얼굴이 드러나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특히 제보자는 신천지 전 교인으로 댓글의 대부분은 그의 신변을 걱정했다.

1일 오후 미디어스가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취재에 들어간 이후, 해당 영상은 삭제되고 재편집돼 올라왔다. 제보자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한국일보는 영상 아래 “편집 오류로 수정 후 재업로드했습니다”라고 짤막하게 수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영상 아래에는 제보자의 신변 보호에 주의해달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전 업로드 게시물에 인터뷰이 모자이크가 제대로 안 돼 있어서 제가 다 불안했는데 다시 올라갔다니 다행이네요. 공개 입장 표명은 없어도 피해자분에게 사과하셨겠죠?”, “신천지 문제점 밝히려고 용기내서 인터뷰 응했을 분을 위해 세심하게 이야기를 담아주는 한국일보가 됐으면 좋겠다” 등이다.

미디어스 보도 이후 한국일보 영상팀은 “해당 영상은 로이터에서 취재한 영상을 그대로 받아서 사용한 것으로 로이터와 계약된 언론사들은 영상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다만 인터뷰이측에서 얼굴을 가려달라는 요청이 와서 도의적 책임 하에 얼굴을 가린 것”이라고 영상을 재편집해 올린 경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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