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영삼] <백종원의 골목식당> 시청자들의 피로감 호소가 이어졌었다. 시청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갈등 요소 부각이었겠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빌런의 등장은 시청자를 지치게 하기 충분했고, 당사자를 향한 비난이 일상화되자 프로그램에 대한 원성도 이어졌다.

논란을 예방하기 위해 면접 인터뷰와 지역사회 평가, 온라인 평가 등의 방법이 있음에도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나름 사전 조사를 했다고 해도 꼭 등장하는 빌런에 제작진 측도 난감한 면이 있었을 테지만, 이런 갈등 요소는 항상 시청자의 눈엣가시였다.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빌런은 앞으로도 꾸준히 등장할 것은 분명하다. 침체된 지역 골목식당 주인 중에서도 장사가 안 되는 근본 원인을 모르거나, 심각할 정도로 장사의 기본을 모르는 이들이 있을 것이기에 분명 등장한다고 보는 것. 시청자는 그러한 패턴이 이어질 거란 것쯤은 파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바라는 게 있다면 공식화되지 않은 패턴 정도.

장사가 안 되는 곳이라면 안 될 만한 이유를 갖고 있을 거란 예상을 할 수 있고, 실제 그러한 모습이 상당수 펼쳐진다는 것을 제작진은 보여주고 있다. 또 그러한 의도에 공감하지 않는 시청자는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장사가 안 돼 고민인 골목식당 주인의 애환을 보여주는 방송은 시청자가 보고 싶은 그림이기도 하다.

이 또한 매번 반복되는 것에는 반대할 것이다. 밋밋하다고 바로 느낄 테고, 시청층 이탈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매번은 아니어도 세 번에 한 번 정도는 힐링이 되는 솔루션 방송을 보고 싶어 하는 게 시청자의 입장이었다.

공릉동 편에서는 현재로는 빌런이 없는 듯 청정한 방송이 되고 있다. ‘찌개백반집’의 성실한 식당 운영은 벌써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기존 단골손님이 내몰리는 상황을 우려할 정도로 좋은 반응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또한, 과한 추진력의 ‘삼겹구이집’의 조급증이 밉지만은 않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야채곱창집’의 잘못된 재료 사용에 대한 바로잡기 방송 또한 나쁘지 않은 반응이다. 이들 세 식당은 큰 욕심이 없는 듯 보인다. 약간의 솔루션 제공과 바로잡기를 통한 붐업 정도가 목표일 정도로 조촐한 욕심을 보이기에 시청자는 안심하는 분위기다.

기본을 잘 지키는 푸근한 모습만으로도 힐링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게 ‘공릉동 편’이다. 더불어 자폭개그와 푼수끼 노출은 웃음 요소였다.

상업적으로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집밥 수준의 넉넉함을 제공하는 ‘찌개백반집’은 가장 큰 힐링 포인트였고, 함께 출연한 두 식당의 욕심 없는 솔루션 바라기도 힐링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전 많은 빌런들이 준 스트레스가 있었기에 가끔 보이는 ‘힐링’ 골목식당 주인의 출연은 반갑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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