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신천지 대구교회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지로 확인되면서 신천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신천지 특성, 교세와 내부 논란 등에 집중한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염병 등 인적·사회적 재난 발생 시 특정인, 특정단체 등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나 책임전가는 혐오로 이어질 수 있고, 방역 국면에 있어 감염자를 위축시켜 도피하게 만들 위험이 높다.

중앙일보는 20일 기사 <"총회장과 사실혼" 내부폭로에 '코로나'까지…신천지 설상가상>에서 "신천지가 최근 불거진 내부자 폭로에 이어 대구지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가 되면서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한편 신천지는 최근 내부 분란에 따른 폭로전이 불거진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터져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며 '신천지 2인자'로 불리던 김 모씨가 신천지 설립자 이만희 총회장과 사실혼 관계임을 주장하면서 신천지 내부에 동요가 일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대구지역 코로나19 방역과는 관련없는 내용이다.

19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 남구청, 연합뉴스)

CBS 노컷뉴스는 <[단독] 코로나19 '수퍼전파' 신천지교회에선 대체 무슨 일이>기사에서 31번째 확진자와 같은 신천지 교인 A씨를 인터뷰 해 "A씨가 폭로한 신천지의 행태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보도했다. A씨는 예배 후 음식을 나눠 먹었고, 교회에선 예배 복장을 갖추라며 '예배 때는 마스크를 벗어라'라는 말을 했다는 등의 내용을 전했다.

이어 CBS 노컷뉴스는 신천지 대구교회 섭외부가 코로나19에 대한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다는 A씨의 전언을 덧붙였다. 신천지 측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어 "거짓대응 매뉴얼 등 얼토당토 않은 허위정보를 흘린 해당 교인을 징계 조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로 논란으로 남아있다.

그러면서 CBS 노컷뉴스는 "평소 탈퇴를 꿈꾸던 A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신천지와의 인연을 끊을 생각이다. 십계명과는 정 반대의 행실에 실망했기 때문"이라며 "A씨는 '모두 거짓인 걸 알았으니 신천지가 무너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는 <'수퍼전파' 공포 신천지교회 '한가위 보안지침' 눈길>기사에서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진자 확인 후 내부 공지를 통해 신도들에게 거짓 대응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단체의 '한가위 연휴를 즐기기 위한 보안지침'이 새삼 눈길을 끈다"며 "신천지는 이 지침에서 소속 신도들에게 스마트폰 잠금 설정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이는 교계에서 이단, 사이비 종교로 지정된 신천지 특성상 신도임을 잘 드러내지 않고 폐쇄적으로 활동하는 경향이 강한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신천지는)'우리에게만 구원이 있다' '예수 재림은 우리 단체에서 이뤄진다'는 등의 극단적 주장도 서슴지 않으며 무료로 성경공부를 시켜 준다며 정통교회 교인들에게 접근한다"고 했다.

연합뉴스는 <"맨바닥 따닥따닥"… 신천지 무더기 감염에 독특한 예배방식 주목> 기사에서 "신천지 특유의 예배 행태가 감염증 확산과 관련 있지 않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니다 탈퇴한 전직 신도를 인터뷰 했다며 "이 전직 신도에 따르면 가장 특징적인 신천지 예배방식은 신도들이 맨바닥에 책 한권 정도 들어갈 틈을 두고서 '따닥따닥' 앉는다는 것이다. 보통의 개신교회에서 모든 신도가 장의자에 앉아 예배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연합뉴스는 "예배 도중 설교자 말에 신도들이 큰 소리로 '아멘'을 외치도록 요구받는 것도 감염을 키웠을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면서 "또 신천지 대구교회는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인데, 신도들이 예배가 끝나면 밀집상태에서 고층에서 저층까지 계단을 이용해 내려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진보·보수언론을 가리지 않고 상당수 언론에서는 신천지 교세와 특성 등에 관심이 쏠린다며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기사들의 댓글을 비롯,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는 신천지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예를 들어 한 SNS의 트렌드 검색어 목록을 살펴보면 '신천지'라는 키워드와 각종 욕설이 합쳐진 형태의 해시태그 검색어가 상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관련 욕설, 혐오 게시물도 수천건에 이른다.

지난달 16일 국가인권위원회와 언론, 시민단체들이 함께 공표한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은 "미디어가 오히려 혐오표현의 복제, 유포, 확산의 매개체가 되어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제적 불황, 범죄, 재난, 전염병 등이 발생했을 때 언론은 인권의 측면에서 더욱 면밀히 살피고 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천 선언'은 "재난과 질병 등 불행한 사건이 발생할 때 혐오표현은 더 자주 등장한다. 불행의 원인을 다른 집단에게 돌려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라며 "미디어 종사자는 이들에 대한 혐오와 적대 현상을 단순 전달할 게 아니라, 사회적 분쟁의 책임이 특정집단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여 전달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한편 지난 13일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감염질병과 언론보도' 긴급토론회에서는 공공성과 감염인 사생활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보도의 필요성과 선정적이거나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을 지양하는 보도가 강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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