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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게임업계 페미니즘 사상 검증페미니즘 이유로 일러스트 삭제, 올해만 2건… 비판 일어도 게임업계 "남성 이용자 요구"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2.20 13:38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게임업계에서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해당 일러스터 작가의 콘텐츠를 게임에서 삭제하는 등 노동자에 대한 사상검증이 지속되고 있다. 사상검증 자체가 부적절한 뿐더러 이 같은 행위가 문화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 들어 게임업계에서 '페미니즘'을 이유로 게임 일러스트를 삭제한 사건은 벌써 2건이다. 지난달 3일 게임회사 '요스타'가 배급하는 게임 '명일방주' 운영팀은 게임 축전을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과거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트위터 게시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당 일러스트 작품을 삭제했다. 

지난 3일 국산 인디게임 '크로노 아크'의 스킬 일러스트를 외주 제작한 일러스트레이터도 지난해 11월 자신의 SNS에 페미니즘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계약이 끊겼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SNS 기사 공유 사실이 알려지고, '크로노 아크' 유저들의 보이콧 선언이 이어지가 '크로노 아크' 개발자는 공개 사과에 나섰다. 

개발자는 바닥에 머리를 박고 절하는 사진과 함께 "제 미숙한 검토와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으로 인해 유저 분들에게 상심을 드린 점 죄송하다"며 "해당 스킬 일러스트는 교체하겠다. 앞으로 스킬 일러스트, 그 외의 모든 것에 대해 이번 일을 계기로 철저한 검토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2016년 넥슨사의 게임 성우로 참여한 김자연씨는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가 업계에서 퇴출당했다. 당시 김자연씨가 SNS에 올린 사진.

2016년 넥슨사의 게임 성우로 참여한 김자연 씨가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렸다가 업계에서 퇴출당한 사건 이후로 이 같은 사건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과거 김자연 씨를 지지하는 글을 온라인상에 올렸다가 게임 제작업체에서 퇴출당한 일러스트레이터도 있었다. 이른바 '메갈 논란', 여성민우회 계정 팔로우 등을 문제삼아 일러스트를 교체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게임업체 측의 해명에서 '사회적 논란이 있는 작가들의 리스트'가 언급돼 블랙리스트를 통한 사전색출 논란까지 불거져 있는 상황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민우회, 페미니스트 게이머단체 '페이머즈', 사단법인 오픈넷 등의 단체 등 게임·시민사회에서는 게임업계가 당장 노동자 사상검증을 멈춰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19일 논평을 내어 "이 같은 사상검증은 사상의 플랫폼으로 기능해온 인터넷게임 문화에 반하는 행위임을 밝히며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픈넷은 "개인이 지향하는 정치적인 이념과 사상을 트집잡아 업계에서 퇴출시키는 행태는 노동인권의 측면에서 당연히 문제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게임산업의 핵심 토대인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로막아 게임시장을 다채롭게 성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픈넷은 "페미니스트들 역시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르고 이질적인 집단들 중 하나일 뿐"이라며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들을 내치고 그들의 작품을 삭제하는 것은 우리가 보지 못한 혹은 경험하지 못한 그 어떤 것을 경험할 가능성을 없애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게임업계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게임이용자 대부분이 남성이기 때문에 게임이용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오픈넷은 현실을 외면한 '아둔한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여성 이용자의 수는 57.2%로 남성 이용자 수 60.8%와 유사한 수준이다. 게임업계 구조적 문제도 엿보인다. 전국 소재 게임 제작 및 배급업체 대상 대표자 성별 조사 결과, 남성이 94.2%로 여성 5.8%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종사자 성별 분포에서도 남성이 70.1%, 여성이 29.9%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는 전 세계 여성 게임이용자가 전체 이용자의 약 44%에 달했다. 

오픈넷은 "인디게임 '마녀의 샘' 역시 원화가에 대한 사상검증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마녀의 샘'을 개발한 장영수 대표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사상의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남성 이용자들의 요구에 무심하게 대처했다"며 "남성 이용자들이 메갈게임이라고 낙인찍고 불매운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등의 악의에 찬 댓글을 남겼지만 현재 마녀의 샘은 4번째 시리즈까지 출판되었고 콘솔게임으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픈넷은 "온라인게임업계는 이미 '온라인게임을 많이 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낙인으로부터 비롯된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규제의 만년폭풍 즉 게임셧다운제, 게임실명제, 대리게임처벌법 등을 오랜 기간 겪어왔다"면서 "그러나 게임업계 스스로가 게임이용자들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평균주의에 매몰되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창작자들의 작품을 퇴출시키고 그들의 창작 활동을 가로막는 것은 게임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오직 강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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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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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로노아크 2020-02-20 14:23:09

    같은 경우는, 실제로 돈을 댄 후원자들의 의견은 무시하면서 DC등의 커뮤니티에 굽신거린 문제점도 존재합니다. 그 중요시 여긴다는 이익도 그다지 중요치 않았다는거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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