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가 연쇄살인 사건 피해자의 모습에 자극적인 CG를 덧입힌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 결정을 내렸다. 방통심의위는 “추후 같은 성격의 심의가 다시 올라온다면 행정지도 수준으로 양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SBS 측은 “제작진이 사안에 몰입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해 9월 28일 화성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내용을 방송했다. SBS는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행적을 심층분석한다며 당시 피해자들의 시신 윤곽을 그래픽 이미지로 보여줬다. 흐림 처리된 사진 위에 시신의 윤곽 그래픽이 더해져 자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는 “SBS가 당시 시신 모습을 불필요하게 자극적으로 묘사했다”는 취지의 민원으로 이어졌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방송 (사진=SBS)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19일 회의에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행정지도 권고 결정을 내렸다. SBS가 피해자 유가족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지적이다. 김재영 위원은 “(화면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영상매체의 특성이 있지만, 유가족의 심정으로 편집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위원은 “관련 CG는 시청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박상수 위원은 “여성에게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고 피해자 유가족에게 2차 가해를 하는 내용”이라면서 “가족들이 그 사진을 봤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이번에 SBS가 변화하지 않고, 같은 안건이 재상정된다면 행정지도로 양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김재원 '그것이 알고싶다' PD는 “사내 심의위원에게 ‘문제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방송 편성이 급하게 잡혀 물리적으로 반영할 수 없었다”면서 “제작진의 경우 시신 사진 그대로를 봐와서 문제를 못 느꼈다. 잘못했고 유가족에 죄송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재원 PD는 “제작진이 사건에 몰입했다”면서 “분노가 과했던 것 같다.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하는데 오버했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투표조작 논란이 불거진 Mnet <프로듀스101>, <프로듀스101 시즌2>, <프로듀스48> 심의를 연기했다. 방통심의위는 1심 판결이 나온 후 프로듀스 관련 방송을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영 위원은 “CJ ENM 측은 의견진술에 나와 소극적으로 방어만 하고 있다”면서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의견진술을 한다고 실익을 얻을 게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