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겨레신문사가 32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을 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18일 오전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 전원의 현장 발의로 주주들에 대한 현금 배당 안건이 상정·가결됐다”고 밝혔다. 사외이사들은 회사 유동성 개선과 한겨레 구성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을 감안해 주주에게도 배당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겨레 사옥 사진 (사진제공=한겨레)

한겨레는 지난 9년 동안 7번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의 현금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주주 배당을 미루지 않고 시행하는 것이 주주들에 대한 임직원의 의무라는 게 사외이사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박병엽·박용대·오창익·이상규 사외이사는 “한겨레신문이 지난해와 올해 구성원들에게 이익분배를 해왔는데, 주주들은 계속 배제됐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주주 배당을 하는 전통을 만들어 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주주들에게 몫을 돌려주는 차원에서 배당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이사들은 배당이 한겨레에 애정을 갖고 응원해온 주주에게 이익공유는 물론 향후 마케팅에도 도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놨다.

한겨레 주주 배당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1~2013년, 2017~2019년 논의 안건으로 4번 올라왔고, 주주총회 때마다 배당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날 이사회 의결에 앞서 우리사주조합장은 찬성의 뜻을 밝혔고, 현 대표이사인 양상우 사장과 차기 대표이사 후보인 김현대 당선자가 “배당 실시에 이견이 없다”는 뜻을 모았다.

이사회에서 의결된 배당금액은 1주당 250원이다. 총 배당 재원은 2017~2019년 3년 누적 당기순이익의 1/3에 해당하는 13억9천만원이다. 해당 안건이 오는 3월 21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되면 7만 주주들에게 소유 주식 수에 비례하는 배당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총 배당 재원 13억9천만원은 2019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의 28%이자 현재 보유중인 현금성 자산의 7%, 대출자금을 포함한 현금 유동성의 6.3%에 해당한다. 배당 재원의 20%는 우리사주조합원(한겨레 구성원)들에게 돌아간다. 한겨레는 일반주주들이 3년간 수령하지 않으면 다시 회사로 환원됨에 따라 실제 주주들에게 최종 지급되는 배당 총액은 14억원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겨레는 일반 주주 배당 소식을 알리며 “한겨레를 아끼고 지탱해준 주주에게 이번 배당 결정은 약소하지만, 지지와 애정에 대한 보상이 되길 바란다”며 “한겨레신문사 주식이 사회적 의미 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있음을 알리는 서곡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겨레가 1988년 2월 25일 창간기금 50억 원을 모았을 때 2만 7223명이 창간 주주로 참여했다. 이후 모금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인 결과 1988년 12월 3만 8271명, 1991년 12월 6만명의 주주를 넘어 2018년 3월에는 6만 9509명에 이르렀다. 전체 주주 가운데 95.14%가 200주 이하를 갖고 있고 1000주 이하를 가진 소액 주주가 전체의 99.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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