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1980년 무슨 사태" 발언에 황 대표 모교인 성균관대 동문들이 규탄에 나섰다. 황 대표는 지난 9일 모교인 성균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로 표현해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성균관대 민주동문회는 12일 <부끄러운 성균인, 황교안의 '무슨 사태' 발언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동문회는 황 대표의 '무슨 사태' 발언에 대해 "그의 역사인식과 5·18광주민중항쟁에 대한 태도가 드러나는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동문회는 "황 대표는 불과 1년 전 분노한 호남 민심을 직접 목격한 바 있다"며 "지난해 5월 광주에 방문한 황 대표는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5·18 망언’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광주에서 쫓기듯 빠져나왔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이후에도 황 대표는 ‘5.18 망언’을 한 국회의원 3인에 대한 징계를 유야무야했으며, 급기야 망언을 한 김순례를 당직에 복귀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동문회는 "이는 황 대표가 '5·18 망언'에 대해 어떠한 진지한 반성도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5·18 폄훼세력의 위험한 역사인식과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많은 사람들은 작금의 '무슨 사태' 발언도 이러한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5·18 망언 3인방'으로 불리는 이종명·김순례·김진태 의원 등에 대한 한국당의 조치는 '솜방망이' 조치라는 비판과 함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황 대표와 한국당의 역사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13일 이종명 의원을 한국당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보내기 위해 제명했다. 그동안 한국당은 '북한군 개입설', '광주 폭동' 발언을 한 이 의원의 당적을 유지시켜 왔다.
또 민주동문회는 "황 대표의 발언은 호남 민심 달래기용으로 김무성 의원 등을 이 지역에 출마시키려는 한국당의 본심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며 "호남과 광주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5·18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진지한 역사적 성찰도 없이, 당내 중진 후보를 갑자기 그 지역에 출마시키는 것은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지역감정을 부추겨 호남을 다시 소외시키려는 정치적 모략과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민주동문회는 "박근혜 정권의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 대표는 지난 2017년 적폐 세력의 대명사로서 모교 동문 3500여 명에 의해 '부끄러운 동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그가 진정 성균관대 출신임을 언급하고자 한다면 설립자 김창숙 선생의 항일·반독재·민주주의 정신과 성균관대 민주화 운동의 전통 앞에 고개 숙이고 '무슨 사태'와 같은 천박한 발언을 즉각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당은 지난 11일 황 대표 '무슨 사태' 발언에 대한 비판여론을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한국당은 황 대표의 발언이 1980년 5월 17일에 있었던 휴교령에 따라 대학을 다닐 수 없게 된 상황에 대한 언급일 뿐이라고 해명했다.이어 한국당은 "5·18민주화운동과 관계 없는 발언을 억지로 결부시켜 역사인식문제로 왜곡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네거티브 공세는 불법적인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력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한국당의 이 같은 대응에 정치권, 언론 등지에서는 부절적한 해명으로 비판여론을 겁박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