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가 KBS 라디오 <김용민 라이브> 방송을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진행자 김용민 씨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 아들 입시 관련 의혹을 지면에 보도하지 않은 일간지를 두고 “대한민국 종합일간지에서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던 나경원 대표 아들 의혹에 관한 보도, 세계의 이름난 언론들이 보도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씨의 주장과 달리 당시 일간지들은 온라인에서 나경원 관련 의혹을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민 씨는 지난해 9월 19일 KBS 라디오 ‘김용민 라이브’ 방송에서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 김용민 씨는 나경원 아들 입시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 종합일간지에서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던 나경원 대표 아들 의혹에 관한 보도, 세계의 이름난 언론들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내일 (나경원 관련 기사가) 한 줄도 안 나오면 나경원 대표의 소송 경고가 먹힌 것으로 알겠다. 선택적 정의 구현. 언론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KBS 김용민 라이브 (사진=KBS)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12일 KBS <김용민 라이브>를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전광삼 상임위원·박상수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 허미숙 부위원장은 행정지도 권고, 김재영 위원은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 위원들 간 의견은 갈렸지만 “KBS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단정적으로 표현했다”는 지적은 대동소이했다.

이날 의견진술자로 참여한 최봉현 라디오국장은 “종합일간지에서 보도되지 않았다는 건 지면에서 보도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최봉현 국장은 “당시 지면에 나경원 자녀 의혹 관련 보도가 나가지 않았다”면서 “통상 KBS가 보도했다고 하면 메인뉴스를 생각하지 인터넷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신문사가 지면에 보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대한민국 종합일간지와 비교 대상이 된 ‘세계의 이름난 언론사’ 역시 지면에 나경원 관련 의혹을 보도했는가”라 묻자 최봉현 국장은 “그건 아니다. 로이터통신, AFP가 온라인에 보도했다”고 말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같은 문장인데 한국 언론은 지면을 뜻하고, 세계 언론사는 온라인을 뜻하는 모순을 인정하는가”라고 지적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방송 내용에 지면, 온라인이라고 한 단어만 들어갔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방송은 시청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과잉비교는 시청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수 위원은 “진행자가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해 단정적으로 발언했다”면서 “‘언론 소비자의 불만 중 하나는 잣대가 동일하지 않다’는 말 역시 성립될 수 없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와 야당 대표의 기준이 어떻게 같을 수 있나. 공영방송이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재영 위원은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김재영 위원은 “결코 무리한 발언이 아니다”라면서 “사실관계를 위반한 사안이 없다. 특히 나경원 아들 입시 의혹은 충분히 제기될 만한 사안이었다. 언론이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나경원 자녀 의혹은 민주당이 (조국 장관 이슈를) 덮기 위해 부각한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당시 민주당이 가장 바랐던 것이 나경원 의혹을 제기하면서 (나경원 관련 의혹과 조국 관련 의혹을) 맞세우려고 한 것”이라면서 “(조국 관련 의혹을) 덮기 위해 다른 것을 부각하고 양비론을 만드는 것이 민주당이 바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진행자가 ‘내일 아침에 나경원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으면 언론이 아니다’라 발언한 건 부적절하다”면서 “김용민 씨는 시사평론가가 아니라 프로그램 진행자”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백두산을 ‘창바이산’이라 칭한 KBS에 대해 의견진술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KBS는 백두산의 가을 풍경을 소개하면서 ‘중국, 절정의 가을 풍경 맞이한 창바이 산’, ‘절정의 가을 풍경 맞이한 중국 창바이 산’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창바이산은 백두산의 중국 명칭이다. 방통심의위는 “이러한 실수가 왜 일어났는지 직접 들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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