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2019년도 사이버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인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이 54.7%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이 주로 발생한 공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SNS 메신저였다.

방통위는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학생, 일반성인, 교사, 학부모 등 총 9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해·피해를 포함한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전년대비 0.7%p 증가한 33.5%로 인터넷 이용자 3명 중 1명이 사이버폭력 가해 또는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별 경험률을 살펴보면 성인의 경험률은 54.7%로 전년대비 11.6%p가 증가했고, 이중에서도 특히 30대와 40대의 가·피해 경험률이 크게 증가했다. 30대는 전년대비 15.3%p 증가한 57.3%, 40대는 19.3%p 증가한 57.6%로 나타났다. 학생의 사이버폭력 가·피해 경험률은 26.9%로 전년대비 2.6%p 감소했다.

사이버폭력 가·피해 경험률(위)과 성인의 사이버폭력 가·피해 경험률 추이(아래). (단위 : %, 방송통신위원회 )

사이버폭력 유형별 경험률 조사에서는 '언어폭력'이 가장 높았다. 대상별 차이가 두드러졌는데, 학생의 경우 언어폭력에서 높은 경험률(가해 16.8%, 피해 16.9%)을 보이는 반면 성인은 언어폭력 외 명예훼손, 스토킹, 성폭력, 신상정보 유출, 따돌림, 갈취, 강요 등 8가지 조사 유형 모두에서 12.7% 이상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이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폭력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이버폭력이 주로 발생한 공간은 SNS다. 학생은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메신저 등 SNS 메신저에서, 성인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주로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사이버폭력 가해 이유로 학생은 '상대방이 먼저 그런 행동을 해서'라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고, 성인은 '내 의견과 달라서'라는 응답이 34.6%로 가장 많았다. 사이버폭력 가해행동을 한 후 심리로는 학생과 성인 모두 '미안하고 후회스러움'(학생 51%, 성인 56.1%),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됨'(학생 49%, 성인 54.7%) 순으로 조사됐다.

사이버폭력 피해를 경험한 후 대응방법으로는 '상대방을 차단하거나 나의 ID/이메일을 삭제 혹은 변경'이라고 많이 응답(학생 36.6%, 성인 33.0%)했다.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음' 응답은 학생의 경우 감소한 반면, 성인은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엔 33.6%로 나타났다.

학교 내에서 '사이버폭력 피해 학생이 발생해 문제된 적이 있다'는 응답은 전년대비 1.2%p 하락한 60.8%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학교 내 사이버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해 관련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44.7%)했다. 교사와 학부모는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해서 '학부모에 대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또한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 활동하는 1인 크리에이터와 인터넷·SNS 관련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폭력 교육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1인 크리에이터에 대한 교육 필요성 인식은 교사 64.2%, 학부모 56.1%로 나타났다. 인터넷·SNS 관련 기업 종사자에 대한 교육 필요성 인식은 교사 54.3%, 학부모 50.3%를 기록했다. 각 응답률은 전년대비 적게는 13%p, 많게는 32%p 증가한 것이다.

방통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사이버폭력 경험률이 높게 나타난 성인을 대상으로 인터넷윤리·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특히 1인 크리에이터, 인터넷·SNS 관련 기업 종사자로 교육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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