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의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이사 회장 인터뷰에 이어 이번에는 조선일보의 <왜 그들은 나올까? 총선 출마의 욕망> 기사가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16~17일자로 발행된 조선일보 토일섹션 Why?는 <심층취재/ 금배지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4월 총선에 처음 도전하는 예비후보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기사는 해당 인물 사진과 함께 B1~2면에 걸쳐져 있다.

여기서 소개된 19명의 예비후보는 다음과 같다.

▲ 2월16~17일자 조선일보 토일섹션 'Why?' B1면(왼쪽)과 B2면.
고승덕(변호사) 서울 서초을
박영아(명지대 교수) 서울 서초갑
손창원(치과의사) 충남 당진
홍정욱(헤럴드미디어 전 대표이사 회장) 서울 동작갑
장제원(경남정보대학 학장) 부산 사상
박선규(전 KBS 기자) 서울 관악을
최창우(한의사) 대전 동구
하형주(동아대 교수) 부산 사하갑
김호연(빙그레 회장) 충남 천안을
신지호(뉴라이트 자유주의연대 대표) 서울 도봉갑
이홍우(전 동아일보 국장급 편집위원) 부산 진갑
유정현(방송인) 서울 동작갑
김경호(전 창원지법 밀양지원장) 부산 강서을
백기승(전 대우그룹 홍보이사) 하남
이규민(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인천 중․동구․옹진군
허영(수의사) 마산갑
오형근(성형외과 의사) 광주 북갑
진성호(전 조선일보 기자) 서울 중랑을
김세연(동일고무벨트 대표이사) 부산 금정

기사는 '친절하게도' 본문에서 해당 예비후보의 지역구를 각각 밝히고 있지만 이들이 어느 당의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지는 명시적으로 쓰지 않고 있다. 홍정욱 전 회장과 방송인 유정현씨만 같은 지역구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고 쓰고 있을 뿐이다.

▲ 조선일보 2월16~17일자 B2면
그러나 확인 결과 이 기사에서 오형근씨(광주 북갑)를 제외한 18명이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예비후보들이다. 다음 기회에 통합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의 공천을 희망하는 정치신예를 다룬다는 내용은 기사 어디에도 없다. 제목을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 심층취재'로 바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편집자주에 따르면, 이 기사는 "'국가와 민족, 지역 봉사를 위해서'라는 말의 성찬에서 벗어나, 진정 이들을 움직이는 개인적 욕망을 탐색해본다"는 취지라지만 기사가 이 취지를 얼마나 살리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작년 말 모처럼 고향에서 친구들을 만나며 생각이 바뀌었다. 한때 중심지였던 인천의 신포동이 완전히 죽어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규민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인터뷰 중, 인천 중·동구·옹진군)

하지만 그는 대학 졸업 후 줄곧 삶의 터전이었던 '제2의 고향'(마산갑)에서 '금배지'를 노리고 있다. "내 자식의 고향이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만은 없어서" 출마했다.(수의사 허영씨 인터뷰 중)

지역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위와 같은 인터뷰나 "희망을 파는 장사꾼이 되고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이사 회장)와 같은 홍보성 짙은 인터뷰는 이 기사가 '지양'하고자 했던 말의 성찬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오히려 B2면에 실린 박스기사 <국회의원 뭐가 좋기에/ "안해보곤 모르는 쏠쏠한 재미"> 기사가 더 '솔직'한 듯 하다. <정책·개발 정보 통해 '재산 불리기'에 유리 / "내 회사 지키려 의원 한다"는 기업 회장도>라는 부제는 편집자주에서 밝힌 취지와도 잘 맞아 보인다.

이 기사에 대해 선거기사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조선일보가 왜 그렇게 보도했는지 앞뒤 정황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특정정당에 편중해 보도했고 의도성이 분명하다면 문제될 소지가 있다. 문제가 되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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