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이번 주 <블랙독>은 하늘의 성장이 한뼘 더 이뤄지는 과정을 그렸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만이 아닌 다양한 업무를 해야 하는 교사들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발생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힘이 절실하다.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입시설명회 준비 과정에서 한국대 입학사정관이 다시 문제가 되었다. 오기로 했던 교수는 태풍으로 제주에 묶였고, 대신 오겠다는 입학사정관은 진학반을 모두 당혹스럽게 했던 송찬희였다.

대치고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했던 그는 복수를 했다. 그 송찬희가 입학사정관으로 온다. 교장도 기억하지 못하는 입학사정관. 송찬희가 불쾌해한 이유는 3년 반 동안 학교에 있었지만 자신을 기억하지 못했던 탓이 컸다. 정교사가 되지 못한 데 대한 분노도 있었지만,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은 더 큰 절망감을 주기 때문이다.

하늘의 제안으로 바닥을 보여주고 성장하는 대치고의 모습을 그려내는 방식의 PPT는 대성공이었다. '성장'을 이야기하지만 서사가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의 맥없음은 문제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하늘의 제안은 대치고의 문제를 사실대로 드러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자는 내용이었다.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문제는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입학사정관이었다. 이렇게 가장 중요한 순간 다시 대치고에 결정타를 먹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바심을 내는 사이 그는 학교에 도착했다. 긴장되고 싸늘한 분위기를 한 방에 날린 것은 진로부장 윤여화 선생이었다.

윤 선생은 송찬희를 보자마자 한달음에 달려가 손을 붙잡고 반가워했다. 가식이 아닌 진심이 담긴 그 애정에 송찬희의 차가운 마음은 완전히 사라졌다. 누군가가 진심을 다한다는 것. 그건 무엇이든 이룰 수 있게 해주는 마법과 같은 일이니 말이다.

윤 선생의 진심이 결국 위기의 대치고 진학반을 살렸다. 한국대에 가고싶어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최고의 시간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런 와중에도 홀로 힘겨워하는 유라는 답답하기만 하다. 다른 친구들 부모들은 모두 참석한 입시설명회에 유라 부모는 오지 않았다. 단 한번도 학교를 찾지 않는 부모에 서럽기만 한 유라.

앙숙으로 매번 싸우기만 하던 재현으로 인해 유라는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인간관계가 서먹한 재현은 하늘을 찾아가 유라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런 유라를 따뜻하게 품어준 하늘. 재현이 차가운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극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재현은 그 과정에서 아버지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어머니와 대화 과정에서 하늘 쌤이 기간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사이자 학부모회 핵심인 재현 아버지는 교사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은 인물이다. 그저 자기 자식이 최고 학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존재로만 교사를 보는 인물이며, 학원을 통해 물리과목 사건을 이끈 주동인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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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은 생기부 시즌이다. 아이들의 생기부를 작성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많은 아이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작성하는 일이 쉬울 수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생기부는 대학을 가기 위한 절대적인 가치로 평가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시즌이 되면 학생들이 교사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공교롭게도 생기부 시즌에 교원 평가도 이뤄진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평가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교감은 학부형들에게 최고점인 5점 평가를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 논란을 키웠다. 선생들의 반발로 교감을 만나 직접 이야기하겠다고 나선 상황에 모인 교사는 성순과 연우뿐이었다.

뒤늦게 수현이 참여하기는 했지만 박쥐 같은 습성의 그로서는 교사 전체가 아니라는 사실에 당황할 뿐이었다. 교감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성순의 독설은 문제를 만들어냈다. 분노한 교감이 진학반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트집을 잡고 지적하는 상황이 집요하게 이뤄지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을 선생님으로 바라봐주는 아이들이 고맙기만 한 하늘은 행복하다. 자신이 교사가 되고자 했던 그 이유를 아이들을 보며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명수 쌤의 한 마디는 모든 것을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우연히 아이들이 하늘 쌤을 조롱하며 생기부만 잘 써주기 바라는 행동을 봤기 때문이다.

명수 쌤의 지적과 재현이 자신이 기간제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은 하늘에게는 충격이었다. 환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인사하는 아이들이 사실은 모두 생기부를 잘 써주기 바라는 마음에 탈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재현은 외톨이와 비슷하다. 어울리는 친구들이 있지만 두루 친한 교우 관계가 아니다. 교사들도 그를 싫어한다. 아버지의 행동으로 인해 항상 적대적 관계가 은연중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삶을 살아왔던 재현에게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대학 가면 안 볼 사람들이라는 생각 말이다.

그날도 자신을 두고 뒷담화 하는 교사들의 모습을 봤다. 그들 중 유일하게 재현을 두둔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담임인 하늘 쌤이었다. 교사들 간의 대화 속에서 하늘의 발언은 누군가를 의식하는 행동이 아니었다. 그건 진심이었다. 학교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재현은 행복했다.

하늘 쌤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 안 가던 교무실도 갔던 재현이지만, 오해의 이유가 되어버렸다. 생기부 거래를 하려는 학생들과 같은 존재로 전락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런 와중에 이카루스 자습실은 초토화될 정도로 누군가에게 테러를 당했다.

책을 다 찢고 우유를 쏟아버린 자습실은 최악의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재희 교사는 그렇지 않아도 미웠던 재현을 공격하고, 이를 막기 위해 나선 연우와 다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특별반을 운영하면 당연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의 분노가 나올 수밖에 없게 된다.

입시설명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행복했던 진학반은 순식간에 고민이 가득하게 되었다. 후배 교사들을 지키지 못한다는 생각에 속상한 성순과 교감의 공격에 연우는 침울해졌다. 하늘은 학생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그렇게 그들이 찾은 노래방은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소위 말하는 웃픈 상황이 노래방에서 그대로 재현되었으니 말이다. 그 스트레스에서 빗겨간 명수는 정상적으로 감성에 젖었지만, 다른 세 교사는 달랐다. 성순이 치고나가 빠른 곡을 선택해 부르고 하늘과 연우가 나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에서 이들의 표정은 무표정이다. 말 그대로 화를 승화시키는 이들의 모습은 <블랙독>의 '백미'였다.

4년 전 후배를 잃은 성순은 당시 외면했던 수호를 증오한다. 좋아하는 선배였지만 그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감 승진을 앞둔 수호가 만나자는 말을 외면했던 성순은 진학반 후배들을 위해 고집을 꺾고 수호와 마주했다.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노래방을 찾은 진학반.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늘은 편의점에 들렀다. 그리고 그곳에서 재현과 마주했다. 미묘했다. 자신이 기간제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 그 학생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하늘은 몰랐다.

하늘은 재현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 같은 반 친구들이 내년에 하늘 쌤에게 인사 오겠다고 한다며 자신도 꼭 선생님 찾아뵙고 싶다는 재현의 말속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기간제라도 상관없이 재현에게 하늘은 자신을 믿어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진정한 스승이었으니 말이다.

졸업하고 선생님 보기 위해 찾아오겠다는 아이들을 보며 하늘은 처음으로 교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 있어야겠다"라는 확신과 다짐을 하게 되었다. 대치고에 남아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라는 확신 말이다.

3명의 정교사 자리가 나오지만 국어교사 자리는 하나다. 같은 국어교사인 하늘과 해원이 대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씁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해원은 낙하산으로 들어온 기간제 교사가 하늘이 아니라 다른 교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행정실장 조카가 3학년 부 기간제 교사였다. 그러면서 하늘을 왕따시켜왔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울 정도다.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떠난 송지선 쌤은 어느 순간 어떤 모습으로 다시 등장할지도 궁금해진다. 교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블랙독>은 흥미롭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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