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 논문 표절 의혹을 정조준했다. 나 의원 아들의 학술 포스터 두 편이 발표된 ‘국제전기전자기술인협회’(IEEE) 측은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스트레이트>는 보도했다. 나 의원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형사고소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트레이트>는 김의성·주진우에서 조승원·엄지인 MBC기자로 진행자를 교체한 뒤 지난 13일 첫 방송을 했다. 지난해 11월 18일 방송한 <내 아이는 다르다? 나경원 아들의 ‘황급 스펙’> 2탄이다.

MBC <스트레이트> 13일 방송화면 (사진=MBC)

이날 <스트레이트>는 나 의원 아들이 재학 중인 예일대 입학 담당자와 소속 학과장인 마빈 천 예일대 학장 등을 찾아가 입학에 문제가 없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이들은 ‘답해줄 수 없다’거나 침묵으로 답변을 피했다. 또한 나 의원 아들을 직접 만났지만 그는 자리를 피했다.

다만 <스트레이트>는 나 의원 아들의 ‘예일대 입학 스펙쌓기’에 활용된 것으로 보이는 학술 포스터 두 편의 표절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국제전기전자기술인협회’(IEEE)측의 유의미한 답변을 얻어냈다. IEEE는 나 의원 아들이 고교 시절 저자에 등재된 학술 포스터 두 장이 발표된 곳이다.

빌 하겐 IEEE 지적재산권 책임자는 “IEEE에 고등학생이 포스터를 제출하는 게 가능하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고등학생이요? 천재인가요?”라며 의문을 표했다. 그는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똑같네요”라며 “논문 전체를 보면 비슷한 부분을 더 찾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지적재산권 책임자는 <스트레이트>측에 추가로 관련 자료를 요청하는 등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 아들이 4저자로 등재된 포스터를 두고 고등학생인 것을 밝히지 않고 서울대 소속만 등재됐다며 이 부분 역시 살펴보겠다는 발언도 실렸다. <스트레이트>는 “IEEE가 논문 표절을 인정할 경우 나 의원 아들뿐 아니라 함께 이름을 올린 서울대 대학원 학생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MBC <스트레이트> 13일 방송에 등장한 나 의원 아들 논문 표절 의혹 (사진=MBC)

또한 <스트레이트>는 나 의원의 각종 의혹에 대한 고발 관련 수사가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다. 국민공동고발을 포함해 총 9차례의 고발이 진행 중이지만 검찰은 고발인 조사 외에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 측은 <스트레이트> 방송 전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가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는 ‘공적 지위에 있는 인물의 도덕성과 첨령성에 관한 사항은 공공적·사회적 의미가 매우 큰 만큼 이에 관한 의혹 보도를 제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나 의원은 13일 자신의 SNS에 법원의 방송금지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스트레이트>에 대한 형사고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스트레이트>가 지난해 11월 18일 보도를 통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 및 왜곡된 내용을 보도한 바, 이에 대해서는 이미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2차 방송을 통해 학술 포스터를 ‘표절’로 규정하고, ‘저자 자격’ 운운하며 ‘의혹의 실체를 추적’했다고 한다”며 “제2의 악마의 편집이 충분히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스트레이트>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가구시청률 5.6%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16일 방송에 비해 2.5% 상승한 수치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