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여섯 번째 총선 영입인재인 홍정민 변호사(스타트업 '로스토리' 대표)에 대해 "제 딸과 나이가 같은데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며 "우리 딸도 경력단절자인데, 경력 단절된 뒤에는 열심히 무엇을 안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력단절을 겪은 40대 '워킹맘'인 홍 변호사를 영입하며 의미를 부여했지만, 정작 당 대표는 여성의 경력단절 해결을 개인의 노력 문제로 돌렸다.

9일 민주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당 여섯 번째 총선 영입인재로 40대 여성 변호사로서 법률서비스 관련 스타트업인 '로스토리'를 이끄는 홍정민 변호사를 공개했다. '인재영입 1호' 최혜영 강동대 교수에 이은 두 번째 여성인재 영입이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경제 분야에서 처음 영입한 분이다. 경력단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여러 분야에서 성취를 낸 여성 인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영입 취지를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6호인 홍정민 변호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기자회견에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경제학 박사에 변호사고 대기업 경제연구원에서 수석연구원을 하시다가 이제는 AI를 법률서비스에 적용하는 융·복합 스타트업을 창업하신 분"이라며 "이제 나이가 41살인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깊이 정착하신 것은 보통은 어려운 일"이라고 홍 변호사를 소개했다.

이어 이 대표는 "집안사정이 어려워 경제학자의 꿈을 포기하고, 아이를 기르려고 원치 않은 경력단절도 있었다. 아이를 길러놓고 다시 변호사 시험에 도전하고, 경제학자, 융·복합전문가로 지식을 나누는 삶을 살아오고 계신다"면서 "제 딸과 나이가 같으신데 제 딸과는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 우리 딸도 경력단절자인데, 경력단절된 뒤에는 열심히 무엇을 안 한다. 그런데 홍 박사님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오셨다"고 말했다.

1978년생(41세)인 홍 변호사는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화재에 입사해 4년간 일하다 출산 후 육아를 위해 퇴사, 경력단절을 겪었다.

경력단절 이후 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홍 변호사는 사법시험에 도전해 2008년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2014년에 삼성경제연구소에 입사해 수석연구원으로 일했고, 2018년 법률서비스 IT 스타트업 '로스토리'를 설립했다. '로스토리'는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수임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았다.

이 같은 자신의 이력에 대해 홍 변호사는 "경력단절을 겪었던 10여년 전 서류전형이나 면접을 볼 때 기혼여부나 자녀 여부를 묻는다거나, 경력공백이 드러나도록 해 서류나 면접에서 탈락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자녀 양육 등을 통해 경력이 단절될 수 있는데, 기업에서 너그럽게 보거나 하는 부분들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제도적 부분도 가능하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홍 변호사는 "제 이력이나 타이틀이 꽤 많지만, 두 아이 엄마 노릇이 가장 힘든 워킹맘"이라며 "경력단절로 고통받는 수많은 여성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분들이 다시 용기를 갖고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작은 근거라도 만들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력단절 여성은 169만 9000명이다. 경력단절 사유로는 육아, 결혼, 임신·출산, 가족돌봄 등이 꼽혔다. 여성가족부가 2017년 발표한 '2016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을 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8.4년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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