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2020년 시무식에서 ‘저널리즘 퍼스트’를 강조했다. 방 사장의 저널리즘 퍼스트란 "언론 본연의 비판 정신과 함께 사사로운 이익에 휩쓸리지 않는 불편부당한 기사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반론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 사장은 “신문과 디지털을 단순히 통합하는 것을 넘어, 신문의 외연을 확장해 디지털에서도 저널리즘의 가치를 구축하고 향후 수년 내에 2000만 오디언스 시대를 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조선일보의 100년 역사는 근현대사의 거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4일 발행된 사보에서 2020년 시무식 관련 소식을 다뤘다. 이날 방 사장은 저널리즘 정신을 강조했다. 방 사장은 “이제는 종이신문 퍼스트나 디지털 퍼스트 같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많은 국민들이 뉴스를 믿지 않는 시대에 언론은 저널리즘 퍼스트라는 기본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사진=연합뉴스)

방 사장은 “저널리즘의 본질은 사실 보도라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면서 “조선일보가 지면을 통해 수많은 스타 기자와 칼럼니스트를 배출했듯이, 더 넓은 디지털을 통해서도 1000만·2000만 독자를 지닌 스타 기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키우겠다”고 말했다.

방 사장은 “신문과 인터넷·소셜미디어 등 모든 플랫폼에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문자와 음성·영상 등 콘텐츠의 기존 영역을 넘어서는 혁신을 해야 한다. 조선미디어는 이런 변화와 혁신을 통해 향후 수년 내에 2000만 오디언스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방 사장은 조선일보의 역사를 두고 ‘근현대사의 거울’이라 칭했다. 방 사장은 “100년 기업은 국내 언론사 중에서 처음인 것은 물론 한국 기업 전체에서도 손꼽힐 정도”라면서 “조선일보는 일제의 서슬이 시퍼렇던 100년 전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민족혼을 일깨우겠다는 일념으로 창간했다”고 했다.

방 사장은 “선배들은 창간호에서부터 저항 의식을 드러냈다”면서 “3면 상단에 있는 대정구년(大정九年)이라는 발행연도를 보면, 일왕의 연호인 다이쇼(大正)의 정(正)자가 거꾸로 새겨져 있다. 일제의 탄압과 검열 속에서도 특유의 풍자로 일제에 저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 사장은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앞장서 실천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언론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때로는 지역 갈등과 이념 분쟁에 시달리고 정권에 밉보여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할 말은 하는 신문’으로 정론직필과 진실 보도라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켜왔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안 가본 길을 가는 데 대한 두려움과 의구심이 있을 거다. 그러나 변화가 두려워 그 자리에 안주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면서 “새로운 100년을 좌우할 변화의 여정에 ‘제2의 창간 정신’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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