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정찬형 YTN 사장이 자신의 보도국장 임명동의제 개선 제안을 거부한 노조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세 번째' 보도국장 내정자를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가 요구한 '난상 토론회'에 대해서는 "공개토론을 포함한 소통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 사장은 2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시무사를 통해 "보도국장 임명제도 개선 제안과 관련해 동의를 얻지 못해 아쉽지만 노동조합의 입장과 구성원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주어진 조건이 그렇다면 우선 보도국의 다양한 목소리를 아우를 수 있고, 뉴스 화면 개선의 능력과 의지가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보도국장 지명을 단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찬형 YTN 사장이 2일 서울 상암동 YTN본사 1층 YTN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YTN)

앞서 정 사장은 노종면 앵커, 김선중 정치부장 등 자신이 지명한 보도국장 내정자 2명이 잇따라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자 당분간 보도국장 지명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고, 현 현덕수 보도국장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직선제, 복수 추천제 등을 포함한 보도국장 선임제도 개선에 나서달라고 노조에 제안했다.

하지만 YTN 지부는 24일 정 사장의 임명동의 제도개선 제안을 거부했다. YTN 지부는 정 사장 제안 이후 조합원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현재 상황에서 제도를 바꾸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는 압도적인 여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YTN 지부는 사장과 경영진, 보도국 전체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난상 토론회'를 정 사장에 제안했다.

세 번째 보도국장 지명을 예고한 정 사장은 그러나 YTN지부의 '난상 토론회' 제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정 사장은 "구성원과의 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공개토론을 포함해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소통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정 사장은 새해에 들어서기 이전에 보도국 리더십을 만들어내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그는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시청자 시민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이런 요구에 답하려면 '혁신과 통합'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할 보도국 리더십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새해를 맞는 날까지 그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여러분께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보도국 위기의 근원이 무엇인지, 구성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마음과 귀를 열어 더 듣겠다. 방식과 답을 정하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 사장은 사원들에게 '협력'을 당부했다. 정 사장은 "다양한 견해가 있더라도 토론을 거쳐 보도국은 하나로 답을 찾아 나가야 한다. '시청자에게 신뢰를 받는 뉴스'를 만들겠다는 같은 지향점을 향할 때 우리는 다시 도약을 꿈꿀 수 있다"며 "현재 보도국이, 회사가 처한 위기 상황을 함께 인식한다면 비난과 냉소보다는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두 번의 보도국장 임명동의 부결 과정에서 팽팽히 나뉜 찬반 입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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