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KBS, MBC, EBS 등 지상파 공영방송 3사가 두 번째 산별협약을 체결했다. 2019년 산별협약의 주요 의제는 지상파 위기 극복 공동대응, 방송산업 약자들의 권익 보호, 언론의 신뢰도 회복 노력 등이다.

공영방송 산별노사는 지난 7월 2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7차례 실무교섭을 통해 지난 17일 의견접근안을 도출했고 27일 KBS본관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개최했다. 조인식에는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사장, 김명중 EBS 사장과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조성래 KBS수석본부장, 오동운 MBC본부장, 이종풍 EBS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27일 오전 10시 KBS본관 회의실에서 KBS, MBC, EBS 노사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모여 '2019년 지상파 공영방송 산별협약서'에 서명하는 조인식을 개최했다. (사진제공=전국언론노조)

2019년 산별협약에서 공영방송 노사는 ‘공공영역인 지상파방송 위기 극복과 미래 발전을 위한 특단의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 이들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지상파 위기는 제도 개선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국가 차원의 발전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촉구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미래발전특별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해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산별노사는 신뢰도 회복과 허위, 왜곡, 조작정보의 근절을 위해 각 방송사별로 팩트체크 조직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언론노조에서 최초로 제안한 공동팩트체크센터 설치에는 합의하지 못했지만 방송사별로 팩트체크 인력과 시스템을 체계화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방송산업 약자들의 권익 보호와 상생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합의했다. 지난해 산별협약에 따라 구성된 ‘지상파방송 드라마제작환경 개선 공동협의체’에서 추진 중인 드라마 스태프 표준인건비체계수립과 표준계약서 제정 논의를 신속하게 합의해 드라마 제작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더불어 합의안에 2020년 ‘방송작가특별협의체’ 구성을 포함했다. 이른바 ‘막내작가’라 불리는 취재작가, 보조작가와 지역방송 작가들의 권익 보호와 계약서 개선, 표준계약서 제도의 안착화 방안을 논의하고 마련할 예정이다. 방송작가특별협의체는 2020년 2월부터 구성 및 활동을 시작한다. 산별노사는 “방송사들과 방송작가 당사자 주체가 한 자리에 모여 개선 방안을 논의한 만큼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오후에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산별협약 체결로 작가들의 노동 환경 개선, 처우 개선 문제, 불공정 계약서 개선 등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방치돼있던 문제들의 해법을 지상파 3사와 함께 모색할 수 있어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산별노사는 지난해 지상파 4사가 합의한 ‘2018 지상파 산별협약’의 기본정신과 주요 조항을 유지하기로 했다. ‘2018 지상파 산별협약’은 언론사노조가 2000년 산별노조로 전환한 뒤 18년 만에 처음으로 이룬 산별교섭으로, 공정방송, 제작환경 개선, 방송의 공공성 강화와 진흥이 주요 의제였다.

한편, 2018 지상파 산별협약에 함께했던 SBS는 이번 산별협약에서 빠졌다. 사업장 노사관계를 이유로 상견례 및 교섭에 불참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산별협약 정식 명칭이 ‘지상파 산별협약’에서 ‘지상파 공영방송 산별협약’으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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