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지난 25일 ‘2019 SBS 가요대전’ 리허설 중 걸그룹 ‘레드벨벳’의 웬디 씨가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SBS는 한 차례 사과문을 작성했지만 사고 경위 설명이 없고, 당사자에게 사과하지 않아 진정성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SBS는 다시 한 번 사과문을 올렸다.

25일 열린 '2019 SBS 가요대전' 리허설에서 레드벨벳 웬디가 2m 상당의 리프트에 오르려다 무대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웬디는 이 사고로 얼굴 부위 부상 및 오른쪽 골반과 손목 골절 진단을 받았다.

26일 오후 8시 경 SBS는 “가요대전 관련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렸다. SBS는 “부상을 당한 레드벨벳 웬디 씨는 물론 가족과 레드벨벳 멤버, 팬 여러분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웬디 씨의 회복이 우선인 만큼 사고 직후부터 현재까지 SBS 예능본부장 및 제작진이 소속사인 SM 측과 긴밀한 협의하에 적절한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직후 119를 부르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해 정밀 검사를 받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SBS는 “현재 웬디 씨는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에 입원하여 검사와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며 “빠른 쾌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2019 SBS 가요대전 (사진=SBS)

하지만 SBS의 두 차례 사과에도 시청자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두 번째 사과문 아래 시청자들은 "이렇게 큰 행사를 치르면서 기기 점검도, 리허설에 제대로 된 조명도, 구급대원도, 하다못해 마스킹 테이프도 준비되지 못해 발생한 인재를 안타깝다는 말로 얼버무리는 것 불쾌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사고 경위와 기존 안전 가이드라인, 책임 소재,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추후 어떻게 이러한 사고를 예방할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계획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사고 당일인 25일 SBS가 올린 사과문에는 레드벨벳과 사고 당사자인 웬디에게 사과하는 문장이 없었다. 세 문장의 사과문에 담긴 사과 대상은 “팬 여러분 및 시청자”였다. 사고 경위도 밝히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SBS가 사고 경위를 포함해 사고를 겪은 당사자와 레드밸벳 팀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며 사과문을 비판했다. 신곡 ‘Psycho’로 컴백한 레드밸벳이 멤버의 부상으로 활동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SBS의 사과 대상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 SBS '가요대전' 홈페이지에 올라온 첫 번째 사과문

사과문 아래에는 1400여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사고경위 밝히고 웬디에게 제대로 사과해라", "출연자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방송사", "전치 6주가 나왔는데 성의없는 사과문이 다냐"는 등이다.

SBS가 방송사고에 대해 사과문을 두 차례 낸 것은 이례적다. 하지만 최근 방송사가 부실한 사과문을 올려 사과문을 다시 쓴 경우는 앞서 있었다. EBS는 ‘보니하니’ 출연자들 간에 발생한 성희롱, 폭력 논란을 두고 사과문을 한 차례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제작진 및 사장 이름의 사과문을 연달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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