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가 2019년 현안과 이슈를 선정한 ‘주목하는 시선’을 발표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 윤석열 검찰총장의 한겨레 ‘셀프 고소’ 사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등이 ‘주목하는 시선’에 꼽혔다. NCCK는 "한국 미디어에는 ‘검찰발 단독’보다 성찰적 저널리즘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CCK는 매달 주요 사건을 정리 및 분석하는 ‘주목하는 시선’을 발표하고 있다. NCCK는 “주목하는 시선 작업은 기존 언론에 대한 리터러시를 통해 매체 비평을 실현하고자 하는 뜻”이라고 밝혔다. ‘주목하는 시선’에는 김당 UPI뉴스 대기자, 김덕재 KBS PD, 김주언 열린미디어연구소 상임이사,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 장해랑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정길화 MBC PD,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1월 주제는 ‘다시 양승태’다. 한홍구 교수는 “양승태의 구속이라는 뜻깊은 진전을 이룬 상태에서 앞으로도 가야 할 먼 길을 내다보며 주제가 선정되었다”면서 “국민을 걱정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 사법부에 사법농단 시절을 당연시하는 ‘양승태의 아이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고, 그래도 국민이 사법부에 희망을 걸어보는 이유는 법원 밖에서 잘 알 수 없는 사법 제도의 운용과 관련된 사법농단 사태가 소장 법관들의 노력으로 이만큼 밝혀지고 양승태의 구속까지 왔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2월 주제는 ‘5·18 망언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김주언 상임이사는 “현행법상 집단명예훼손은 인정되기 까다로워 처벌하기 힘들다. 지만원 씨가 이러한 점을 철저히 악용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독일은 형법에 ‘홀로코스트 부인’을 금지하는 규정을 담았다. 프랑스도 1990년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나치 학살 부인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5월 주제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및 심의 결과’다. 장해랑 교수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불가능하지만, 신인 연기자가 자신의 생명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한 주요 요인을 밝혔다”면서 “그러나 과거사위의 조사 결과는 2009년 수사 결과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장해랑 교수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여전히 미궁 속에 남아있다”면서 “검경이 힘 있는 자 편에 서서 권력을 남용하고 언론이 사회적 공기 역할을 포기한다면, 이제 시민의 힘으로 검경을 개혁하고 언론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 주제는 ‘황교안 대표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다. 김당 대기자는 “황 대표는 처음 당 대표가 되었을 때 새로운 보수정치에 기대를 걸었던 국민의 희망을 절망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국기에 대한 경례의 자세로 가슴에 손을 얹고 되새겨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10월 주제는 ‘검찰총장의 셀프 소송’이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신의 별장 접대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를 ‘셀프 고소’한 바 있다. 김주언 이사는 “검찰총장이 자신이 지휘하는 검찰에 고소하여 수사를 맡긴 사례는 매우 드물다”면서 “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기관이 언론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른바 ‘국민 입막음 소송’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NCCK는 “우울하고 착잡하다. 한국 사회의 모순과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더욱 꼬이고 증폭되고 있다”면서 “한국 미디어에는 ‘검찰발 단독’에 매몰되기보다 성찰적 저널리즘이 더 필요한 시대다. 그런 점에서 ‘주목하는 시선’의 눈길에는 현상적 사건의 나열을 응시하기보다 이면의 진실을 통찰하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NCCK가 선정한 2019년 ‘주목하는 시선’이다.

1월 ‘다시 양승태’
2월 ‘5·18 망언 사라지지 않는 이유’
3월 ‘반민특위 폄훼 발언과 친일파 미청산 문제’
4월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 꼭 이렇게 해야 했나?’
5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조사 및 심의결과’
6월 ‘황교안 대표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7월 ‘다큐멘터리 <주전장>의 시선’
8월 ‘불평등의 세대 :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어디서 기원했고 어떻게 생성 되었는가’
9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살처분’
10월 ‘검찰총장의 언론인 고소와 셀프 수사’
11월 ‘막을 수 있는 죽음, 빈곤’
12월 ‘정교 한통속 전광훈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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