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KT 이사회가 12일 공개한 차기 회장 심사대상자 명단에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요직을 맡고 있는 이들이 포함돼, 적폐경영 후계자 선출 구도가 현실화됐다는 내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KT 이사회는 공모한 37명 중 지배구조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9명을 차기 회장 후보자군으로 추려 공개했다. 내부 인사 3명, 외부 인사 6명으로 이 중 외부 인사 1명은 명단 공개에 응하지 않았다.

KT 이사회가 확정한 9명 중 내부인사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 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 부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사장 등이다.

외부인사는 ▲김태호 전 KT IT기획실 실장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임헌문 전 KT매스총괄 사장 ▲표현명 전 KT T&C 부문 사장 ▲최두환 전 KT 종합기술원 원장 등이다. 이 중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만 KT 출신이 아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9명의 후보군에 대한 자격심사와 심층 면접을 진행해 심사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가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이날 KT 이사회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회장후보심사위는 사외이사 8명 전원과 사내이사 1인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됐다.

회장후보심사위원장은 김종구 사외이사가 맡았다. 사내이사인 황 회장이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회장 후보 심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다른 사내이사인 김인회 경영기획부문 사장이 회장후보심사위원으로 선임됐다. 김인회 사장은 황창규 회장이 외부 영입한 인사로 공정성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또 다른 사내이사인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사장은 차기 회장 공모에 나서 9명의 회장 후보군에 포함됐다.

KT 내부에선 ‘황창규 경영 대물림’, ‘적폐 경영 승계’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회장 후보심사 대상자로 내부 인사인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 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 부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사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요직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현모 후보는 황창규 회장 첫 비서실장이었다. 이동면 후보는 사내이사를 맡는 등 고속 승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새노조는 “후보자 중 다수가 황창규 회장 체제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임원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특히 불법정치자금 사건, 경영고문 불법 위촉사건 등에 연루된 황 회장의 최측근들도 버젓이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KT새노조는 “지금 KT에 필요한 회장은 황창규의 후계자가 아니라, 정치적 줄대기와 그 필연적 귀결인 불법경영, 그리고 아현화재로 드러난 단기 수익 위주의 경영으로 국민기업으로서의 위상 실추와 발전 전략 부재에 직면한 KT를 개혁하고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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