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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보도 심의기구, 교섭단체 추천 위원 없애야"[토론회] 총선 앞두고 선거보도 심의기구 개편 목소리…기구 상설화·통합 필요성 찬반 엇갈려
윤수현 기자 | 승인 2019.12.07 09:30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을 130여일을 앞두고 선거보도 심의기구에 대한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 현행 선거보도 심의기구는 국회 교섭단체·언론 현업단체에서 위원 추천을 받기 때문에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심의 기구 상설·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이 펼쳐졌다. 

6일 언론중재위원회가 주최하는 ‘허위조작정보와 선거보도’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선거보도 관련 심의기구 위원 구성에 교섭단체 추천을 배제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거 관련 심의기구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방송 보도심의, 설치 주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회(신문 기사 심의, 설치 주체 언론중재위원회),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인터넷 뉴스 심의, 설치 주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이 있다. 각각의 위원회 위원 구성에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정당 추천 인사 각 1인’이 포함된다.

선거보도 심의기구 (사진=이용성 교수 토론회 발제문 발췌)

김동준 소장은 “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정치권 추천 인사는 정당의 눈치를 보거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준 소장은 “가령 특정 적당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나 근거 없는 의혹 보도가 나올 경우 상대 정당 추천 위원들은 문제시하지 않거나 가볍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준 소장은 “선거방송심의위 위원은 총 9명이다. 만약 교섭단체가 4개라면 정치권 추천 인사는 4명이 된다”면서 “정치권 추천 인사가 위원회 과반에 가깝기 때문에 정치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쉽다. 또 교섭단체가 아니면 심의에서 배제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정의당의 경우 교섭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대변해줄 수 있는 위원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동준 소장은 '현업단체 추천 몫 위원'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준 소장은 “선거방송심의위의는 방송협회나 케이블협회에서 위원 추천을 받는다”면서 “협회 임직원이 위원으로 추천되는 때도 있다. 이들은 방송사 심의에 있어 방어적인 입장을 견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 참여자들은 선거보도 심의기구 상설화·통합 방안에 대해 의견차이를 보였다. 현재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만 상시로 운영되고, 나머지 기구들은 선거기간에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최숭민 언론중재위 심의2팀장은 “한시적 심의기구인 선거기사심의위, 선거방송심의위 활동기한이 끝나갈 무렵 심의가 접수되는 예가 있다”면서 “6·13 지방선거가 끝난 후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 측은 드루킹 관련 보도에 대해 선거기사심의위 심의를 신청했다. 위원회 활동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위원회가 ‘주의사실 게재결정’을 내렸는데, 만약 언론사가 재심신청을 했다면 재심을 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숭민 팀장은 “장기적으로 선거보도 심의기구는 언론중재위원회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19대 국회에서 박기춘 의원은 선거보도 심의기구를 중앙선관위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선관위에서 언론 보도를 심의, 규제하면 언론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내용규제와 피해구제는 언론중재위가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선거보도 심의기구 상설화 취지에는 동의했지만 언론중재위로 심의기구를 일원화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표했다. 이용성 교수는 “선거보도 심의기구 운영 기간 이외에도 심의 과정과 결과를 검토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선거방송심의위·선거기사심의위는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처럼 상설기구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성 교수는 “심의기구 통합에 대해선 의문이 생긴다”면서 “매체마다 다른 성격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각 심의기구는 각자의 이론적·실무적 전문성을 확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의기구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용성 교수는 “만약 심의기구를 통합한다고 해도 중앙선관위, 방통심의위, 언론중재위 모두 통합운영 주체가 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준 소장은 “심의기구를 상설화한다는 건 (선거 관련 보도를 일상적으로) 심의하겠다는 목적이 있다”면서 “선거가 아닐 때 (심의기구) 본연의 역할이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 상설기구화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민정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레거시 미디어들은 선거기간 중 등장하는 악의적 정보에 '전략적 침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교수는 “레거시 미디어들이 선거기간 중 악성 정보를 접하게 되면 ‘우선 보도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레거시 미디어의 기사화 기준은 여타 온라인 정보와 구분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교수는 2017년 프랑스 대선 결선 당시를 사례로 들었다. 2017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를 하루 앞둔 때 마크롱 후보 캠프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했다. 이로인해 마크롱 캠프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이 유출됐다. 프랑스 소셜 미디어에선 관련 링크와 루머가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프랑스 레거시 미디어들은 해당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르몽드는 “유출된 문서에 새로운 사실이 있다면 보도와 윤리 규칙을 존중해 조사한 후 기사를 게재하겠다”고 성명을 냈다.

김민정 교수는 “(프랑스의 사례는) 사실에 기반한 정보라 할지라도 해를 끼치려는 의도로 생산된 악성 정보 관련 보도는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허위조작정보와 선거보도 (사진=미디어스)

이번 ‘허위조작정보와 선거보도’ 토론회는 언론중재위원회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사회자는 양승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발제는 김민정 한국외대 교수·이용성 한서대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는 김대영 한국방송공사 선거방송기획단장, 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장, 박아란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 이부하 영남대 교수, 최숭민 언론중재위 팀장 등이 참여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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