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귀국 소식에 장유식 변호사는 “피의사실 공표 혐의 고발 건의 공소시효가 끝났을 것이고 검찰이 다시 조사할 가능성이 없어졌기에 안심하고 귀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의혹이 남아있지만, 검찰 권력이 지금처럼 막강한 상황에서 당분간 재수사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구성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던 장유식 변호사는 5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인규 전 수사부장의 귀국소식에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만 가지고서는 공소시효 적용을 받아 더이상 수사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데 이인규 부장도 불안감이 전혀 없어 귀국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위 논두렁 시계 보도에 검찰은 개입한 사실이 없고 배후에 국가정보원이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를 보도한 SBS 자체 조사 결과, 당시 취재기자가 대검찰청 청사 외부 휴게공간에서 대검중수부 관계자로부터 “노 전 대통령이 ‘집사람이 갖고 있다가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한다’고 진술했다”는 말을 들었다.
장 변호사는 이날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조사결과 이인규 부장과 국정원 직원들이 만난 건 맞고 불구속 기소에 대해 논의한 것까지는 확인됐다. 다만, 논두렁에 버렸다는 등 선정적인 이야기가 언론에 흘러 들어가게 된 부분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는 “이인규 전 부장도 자기가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발언이 전달된 과정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며 “SBS 기자가 대검 관계자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 당시 노무현 대통령 관련 수사를 했던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이인규 중수부장, 홍만표 기획관, 우병우 등이다. 이외에 수많은 대검 관계자들이 있을 텐데 그중 한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장 변호사는 “이인규씨가 (입장문 등을 통해)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나는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인규 전 부장이 귀국하면서 재수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장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10년 넘은 사건이라 공소시효 문제도 있고 2017년에는 적폐청산 분위기 속에서 검찰 과거사 문제를 조사할 만한 가능성이 있었는데 현재는 많이 떨어졌다”며 “검찰이 현 정권과 대립적인 상황을 만들고 있는 시기에 검찰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다시 적극적으로 조사하는 건 기대 난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사 문제의 경우 10년, 20년, 30년 지난 문제들까지 파헤치는 상황이기에 검찰 과거사 문제로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커 계기가 마련된다면 역사적 진실을 밝힌다는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장 변호사는 “검찰권력 비대화에 따른 부작용”이라며 “어제 검찰은 압수수색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청와대에 대해 검찰이 어떤 독립성을 가지고 문제를 캐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한테 과시함으로써 검찰권의 막강함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고 강조했다.
장 변호사는 “문제는 우리 사회가 검찰공화국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검찰권력이 너무 막강해서 거기에 대한 견제와 균형 수단이 없다는 것”이라며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 공수처 문제인데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우리 정치적 상황까지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