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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연예계가 둔 두 가지 ‘자충수’[강석봉의 믿거나 말거나] 스포츠칸 기자
강석봉 스포츠칸 기자 | 승인 2008.02.13 13:59

내지를 때도 때와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실기를 하면 사람 꼴만 우스워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게다. 최근 방송가 주변의 몇가지 뉴스가, 준비 중인 드라마 꼴을 우습게 만들거나 사회적인 논란을 헛일로 만들었다. 하나는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을 모르기 때문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상황 파악을 못한 철없는 순진함이 빚은 결과였다.

# 상황1

12일 오후, 전문직 드라마 <스포트라이트>에 배우 손예진이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보도자료가 뿌려졌다. 2년만에 드라마 복귀이고, 전문직 드라마의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하얀거탑'의 이기원 작가가 집필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시작전부터 관심을 끄는 이유는 스타 기자이자 앵커 출신인 MBC 김은혜 기자가 모델인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도자료에는 MBC 보도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정사실처럼 못 박았다.

   
 
같은 시각 MBC에서는 다른 일처럼 보이지만, 같은 선상에 있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날 오전 MBC에 사표를 제출한 김은혜 기자가 청와대 대변인실 외신담당 2급 비서관으로 가겠다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었다. 기자 전문직 드라마 <스포트라이트>의 모델이 된 '입지전'의 기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주요 홍보 이슈 중 캐스팅 보도자료 발송 시점에 기자직을 헛신발처럼 내던졌다.

   
  ▲ 한겨레 2월13일자 8면.  
 
# 상황2

지난 11일 밤 억장이 무너지듯, 600년 성상의 역사가 무너졌다. 진짜 숭례문은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사건이 사건이니만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현장을 찾았고, 고심 끝에 극민성금으로 복원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이 말이 화근이 됐다. 결국 숭례문을 태운 불씨는 꺼졌지만, 또 다른 화근은 민심을 태우고 있었다. 가타부타 의견은 봇물이고, 비판 여론은 무서운 기세로 지지층을 잠식해 가고 있는 형국이다. 비등해진 비판 여론은 불이 난 책임소재와, 문화재 복원이냐 정치적 이벤트냐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다. 결국 논란을 통해 복원의 방식을 찾는 민주주의적인 합의가 진행 중인 셈이다.

그런데 방송과 연예계가 나서 너무 빨리 성금기탁을 발표해 숭례문 화재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과 논의구조에 찬물을 끼얹었다. MBC <무한도전>은 1억원을, 탤런트 유동근 역시 1억원을 숭례문 복원기금으로 기탁했다. 원유유출 피해를 줄이기 위한 태안봉사에 이은 착한 선행이지만, 지금 이 시기는 성금 기탁보다 숭례문 화재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를 점검하는 게 먼저다.

여전히 첨예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 성금모금 역시 따져볼 것이 많다. 하지만 연예·방송계의 발빠른 성금기탁은 이들이 가지는 사회적인 영향력을 놓고 볼 때, 사회적 논의구조를 붕괴시키며 한쪽으로 몰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지 모를 일이다. 재난구조 시스템의 부재가 빚은 역사적 대사건은 때이른 '착한 선행'으로 사회적 논의구조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양화가 악화를 구출하는 꼴이다. 관련 기사에 이어진 댓글 역시 이 같은 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리포터’보다는 ‘포터’가 더 많아 보이는 세상, ‘날나리’라는 조사가 붙더라도 ‘리포트’하려고 노력하는 연예기자 강석봉입니다. 조국통일에 이바지 하지는 못하더라도, 거짓말 하는 일부 연예인의 못된 버릇은 끝까지 물고 늘어져 보렵니다.  한가지 변명 … 댓글 중 ‘기사를 발로 쓰냐’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는 데, 저 기사 손으로 씁니다. 사실입니다.

강석봉 스포츠칸 기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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