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만 18세 이상'으로 선거연령을 하향 조정하는 선거법 개정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반대여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찬성여론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연령 하향 조정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선거법 개정안에 포함돼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의뢰로 지난달 2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만 18세 이상' 선거연령 하향 조정에 대한 찬반의견을 물은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50.1%, 찬성 응답이 44.8%로 반대 여론이 오차범위(±4.4%p) 내에서 5.3%p 높게 나타났다. '매우 반대'가 28.3%, '반대하는 편'이 21.8%, '매우 찬성' 23.4%, '찬성하는 편' 21.4%로 조사됐고 '모름/무응답'은 5.1%였다.

'만 18세 이상' 선거연령 하향 조정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 결과 (리얼미터)

이는 지난 3월 22일 동일 조사와 비교해 찬반 양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뒤바뀐 것이다. 3월 당시에는 찬성이 51.4%, 반대가 46.2%로 나타나 8개월동안 찬성은 6.6%p 감소하고, 반대는 3.9%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반대 여론은 60대 이상과 20대, 50대,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보수층, 한국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대다수이거나 절반을 넘었다. 찬성 여론은 30대, 서울과 호남, 진보층, 민주당·정의당 지지층에서 대다수이거 다수였다. 40대, 충청권과 경기·인천, 중도층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이에 대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젊은층일수록 진보 정당 지지율이 높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일수록 한국당 지지율 등 보수다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선거 연령이 낮아질수록 진보층에서는 찬성하고, 보수층에서는 반대한다"면서 "결정적으로 40대가 이번에 반대 의견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지지 정당 비율도 한국당 지지율이 3월에 비하면 굉장히 높아졌고, 민주당 지지율은 좀 빠졌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긍부정이 바뀐 상황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정치 상황과도 연결이 돼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찬반이 뒤바뀌는 경우는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찬반이 뒤바뀌었기 때문에 과거 다른 조사와는 좀 다른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결국 이 부분이 18세, 고등학교를 막 졸했거나 이제 졸업할 대상 연령대들이 어느 정당을 지지할지가 관심의 대상인데, 요즘 젊은 세대가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거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될 사안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학생들이 선거권 연령 만18세 하향 패스트트랙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목표로 370여개 청소년·인권단체가 모여 결성한 시민단체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1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선거연령 하향 조정안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치인들은 선거권도 없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권리를 쉽게 무시한다"며 "많은 노력 끝에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게 됐다. 올해 안에 선거연령 하향을 이뤄 2020년 총선은 반드시 만 18세가 투표하는 총선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및 유무선 자동 응답 혼용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응답률은 5.2%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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