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최초 여성 메인뉴스 앵커로 선발돼 주목받은 이소정 <뉴스9> 앵커가 27일 열린 'KBS 앵커 기자간담회'에서 “뉴스에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고 있다”며 스토리텔링 방식을 주된 변화의 방향으로 꼽았다.

이소정 앵커는 “이틀 방송했지만, 시청률을 의식했다면 구하라 씨의 죽음을 단발적인 리포트로 끝냈을 것이다. 하지만 의미를 짚어봤고, 다음 날에도 ‘자살 예방 지킴이’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다뤘다”고 말했다.

이 앵커가 첫 방송을 맡은 25일 <뉴스9>에서는 구 씨의 죽음에 어떤 논의가 필요한지 짚어본 <댓글창 폐지하는 선진국 언론…시급한 ‘악플’ 개선 대책> 리포트를, 26일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마련한 자살 예방 지킴이 관련 뉴스인 <“이것이 구조 신호”…정부·자치단체 나서 ‘극단적 선택’ 막는다>를 보도했다.

이 앵커는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공동체 문제가 뭔지 알아보고 해결하는 뉴스 속 대화의 장이 스토리텔링”이라며 “뉴스 포맷도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열린 'KBS 새 앵커 기자간담회' (사진=미디어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양승동 KBS사장은 새로 임명된 앵커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양 사장은 “형식만큼 콘텐츠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고 하지만 형식 변화도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KBS가 근래에 크고 작은 실수를 했고 시청자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고 있지만 이번 주부터 뉴스 앵커들이 바뀌면서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첫 여성 메인뉴스 앵커이자 40대 앵커인 이소정 앵커에게 관심이 쏠렸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이소정 앵커를 발탁한 이유로 “기성 언론이 신뢰의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새로운 전달 문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취재 윤리, 디지털 시대의 전환, 수용자의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형식에 새로운 저널리즘을 찾아보자고 고민했고 새로운 뉴스 스토리텔링 체계를 구축하는 데 가장 적절한 상징이 이소정 앵커라고 봤다”고 말했다.

엄경철 통합뉴스룸 국장은 “이소정 앵커가 여성이어서가 아닌 앵커로서 능력이 검증돼 선택한 것”이라며 “여성 메인 앵커를 임명한다고 했을 때 내부 반대가 없었다. 그만큼 내부에 감수성이나 선택의 기준에 있어서 평등, 다양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소정 앵커는 “KBS가 절실함에 과감한 선택을 했다고 봤다”며 “앵커 한 명 바뀐다고 뉴스가 크게 바뀌진 않을 거다. 다만, 여성 메인 앵커 선택 자체가 주는 메시지에 주목했으면 좋겠다. 그만큼 KBS가 몸부림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 앵커로 선정된 뒤 외부 반응만큼이나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뜨거운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 후배 기자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줬다는 기대 이상의 응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5일부터 <평일 뉴스9>는 이소정 기자와 최동석 아나운서가, <주말 뉴스9>는 정연욱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가 앵커를 맡고 있다. <뉴스12>에는 김태욱 앵커와 이승현 아나운서가, <뉴스광장>에는 김도연 아나운서, <주말 뉴스광장>에는 위재천 기자가 진행을 맡았다.

이 중 디지털 플랫폼에서 시청자와의 직접 소통 경험이 있는 위재천 기자와 정연욱 기자는 “시청자와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최전선에서 겪어봐서 잘 알고 있다”며 “새롭고 친절함을 모토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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