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영삼] 증명할 근거가 있을 때 저격해도 용기가 있다고 할 판에, 블락비 멤버 박경이 선후배의 실명을 거론하며 ‘음원 사재기’ 관련 공개 디스를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경은 자신의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현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남겨 큰 파장을 일으켰다. 논란이 일자 박경의 소속사 측은, ‘거론된 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며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너른 양해를 구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공개 저격을 당한 바이브 윤민수는 사재기를 하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해명을 했으나. 해당 소속사가 나서 ‘심각한 명예훼손과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바이브뿐만 아니라 송하예 측 소속사 등 여러 소속사가 박경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박경이 특정인을 지칭한 것에 무리수를 뒀다는 반응이 많을 법하지만, 뜻밖에 많은 이들이 박경을 응원하고 있어 ‘이게 뭔 상황인가?’라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그러나 ‘음원 사재기’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다면 이해가 될 만한 상황이다. 우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가수들이 곡만 발표했다 하면 1위나 상위권을 단숨에 안착하는 모습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 그래서 대중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보컬그룹 바이브(왼쪽부터 류재현, 윤민수) [메이저나인 제공/연합뉴스]

그나마 바이브 윤민수가 예능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1위가 인지도에 의한 결과라 여기는 이들도 있으나, 반드시 1위를 하거나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도 의혹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인지도가 낮고, 음악성에 있어서도 실력을 입증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들이 1위를 하고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 특히, 빠른 속도로 1위를 차지하는 모습이 있으니 의혹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미 지난해에도 숀과 닐로, 장덕철 등에 음원 사재기 의혹이 있었고, 이 사건은 비교적 크게 비화돼 문체부까지 나서 상황 파악을 했으나 음원 사이트에서 로우데이터를 넘겨주지 않아 자료 부족으로 음원 사재기에 대한 파악은 되지 않았다.

증거 부족으로 일단락됐지만, 음원 사재기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 아니기에 대중은 아직도 의혹을 갖고 그들이 플랫폼으로 사용한 곳에서의 마케팅 가수를 좋게 보지 않고 있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박경의 실명 저격 논란 중 확신 없이 디스하지 말라는 반응에 딘딘 역시 업계에서 일하고 듣고 직접 본 것도 있다고 말하며 네티즌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에 거론된 이들과 단골 의혹 아티스트들이 곡을 발표할 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 때문에라도 박경의 입장에선 분노를 삭이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보이그룹 블락비 출신 가수 박경 [세븐시즌스 제공/ 연합뉴스]

대형 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이야 기획사와 아티스트 개인에 대한 충성도 높은 팬의 숫자가 많아 상위권에 오르는 것에 큰 의혹을 두긴 어렵겠으나, 실력도 입증하지 못했고 스타성은 거의 없음에도 모두를 제쳐가며 1위나 상위권을 휩쓰는 것은 ‘깊은 빡침’이 있을 수밖에 없어 그의 행동은 공감을 살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

음원 사재기 의혹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명확하게 해소될 필요가 있다. 박경이 법적 처벌을 받으려면 마땅히 수사 절차를 거쳐야 하고, 대중의 입장에선 오히려 반길 수밖에 없다. 반길 이유는 이 일로 정식적인 수사로 전환됐을 때 흐지부지된 ‘음원 사재기’의 실제 데이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억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명예훼손이 아닌, 음원 사재기에 대한 수사를 정식으로 요구하고 수사에 응하면 그만이다. 대중이 박경을 응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력 안 되는 이들이 실력자로 포장되는 상황, 또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인지도를 얻고 부당한 수익을 올리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박경은 겁먹지 않아도 된다. 법적 대응을 해오면 '음원 사재기' 수사를 의뢰하면 된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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