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종료를 유예하기로 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하면 지소미아를 연장하겠다는 ‘조건부 종료 유예’다. 이에 대해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은 “사실상 한국의 판정승”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김유근 NSC 사무처장은 22일 오후 6시 ‘언제든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전제로 ‘수출관리 정책 대화’를 열기로 해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2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항복하는 안을 가져오기 전에 협상은 없다’는 일본의 원칙이 깨졌다”고 평했다. 김준형 원장은 “앞서 일본은 지소미아와 수출 규제 문제가 별개라고 했다”면서 “일본은 강경한 원칙을 반복적으로 발신해 왔다. (일본의) 면이 안 서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원장은 “사실상 한국의 판정승”이라면서 “지소미아는 데일리 베이스다. 내일 당장이라도 종료를 할 수 있다. (정부는) 일본의 자세를 보고 지소미아를 끊을 수 있다. 정부는 (지소미아 연장 시한을) 길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준형 원장은 “(한국 정부는) 일본이 합의한 부분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를 두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우리는 한국에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아베), "퍼팩트 게임이다”(정부 고위관계자)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김준형 원장은 “일본이 이런 식으로 나오게 되면 (지소미아를) 종료시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일본의 주장은) 궁색하다. 약속한 것을 뒤집는 건 일본 측이라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준형 원장은 “(일본은 수출 규제 관련 논의) 시간을 끌어서 ‘한국 탓’이라고 말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가 잘 대처해야 한다. 진보 쪽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소미아에 대한 평가는 적어도 두 달 안에 결정이 난다. 답답할 수 있는데 한국이 칼자루를 쥐고 일본을 기다리고 있는 거로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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