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차기 MBC사장 선임 절차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사장 선임 과정에 국민의 참여를 높이는 방식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일 방문진 이사들은 워크숍에서 2시간 넘게 차기 MBC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한 이사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확정된 건 없지만 찬반 의견이 갈렸다. 사장선임 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낙하산 사장’을 막을 수 있는지 여부인데 2년 전 최승호 사장선임 당시 이같은 논란이 없었다”며 “제도를 정하는 건데 하나의 쇼로 비춰지진 않을까 싶은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 같다는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 방문진은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사장 선임 절차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22일 발행된 252호 문화방송노보 표지 (출처=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2일 노보에서 “방문진이 이달 들어 차기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장선임절차에 국민참여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MBC본부는 “현행 법 규정상으로 방송문화진흥회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MBC 사장을 선임할 수 있지만 사실상 여야 6대 3의 구조로 구성돼 왔고 지금도 예외는 아니”라며 정파적 틀을 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로 공론화 방식을 통한 ‘국민참여’를 꼽았다.

MBC본부는 “MBC는 공영방송이고 공영방송의 주인은 시청자들이기 때문에 공영방송 MBC의 정치적 독립성을 제고하고 정치적 논란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도 국민 참여를 통한 사정 선임”이라고 말했다.

방문진은 2년 전 최승호 MBC 신임사장 선출 당시 후보자들의 정책 설명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이후 시민들이 온라인을 통해 질의한 내용을 모아 방문진의 최종면접에 반영했다. 최종면접 역시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MBC본부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KBS의 사례를 들며 “KBS는 대표성을 가지는 140여 명의 시민 자문단을 모집했고 정책발표회에서 후보자들의 발표를 듣고 토론에 참여했다”며 “시민자문단이 매긴 평가는 KBS 이사회의 최종 면접 과정에서 40%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MBC본부는 국민참여 선거가 고 이용마 기자의 꿈이라며 강조했다. 2017년 3월 열린 20차 촛불집회에서 이용마 기자는 “공영언론사 사장 왜 국민이 못 뽑습니까. 국민이 그들을 뽑을 때 그들이 국민의 눈치를 봅니다”고 외쳤다.

MBC본부는 이 발언을 두고 “이 기자는 국민대리인단 제도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추첨을 통해 뽑힌 국민 대표에게 공영방송 사장 선출권을 주자는 것“이라며 ”그의 고민과 성찰을 실현해내기 위해 매진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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