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박정훈 사장이 연임에 성공하자 “표심의 의미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임을 결정한 임명동의투표 결과에 ‘구성원들의 준엄한 경고’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으로 반대표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SBS노사가 2017년 합의한 ‘임명동의제’에 따르면 동의·부동의 투표 결과를 공표할 수 없으며 구성원의 60%가 사장 임명을 반대하면 대주주가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 박정훈 사장은 지난 18일부터 사흘동안 진행된 임명동의투표를 통과해 재신임에 성공했다. 구성원 84.7%가 투표에 참여해 저조한 투표율을 나타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정훈 사장 임명동의투표 전, 언론노조SBS본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대주주인 태영건설 앞에서 '박정훈 사장 임명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미디어스)

언론노조 SBS본부는 21일 “임명동의 절차는 윤석민 회장과 그 측근들이 벌이고 있는 SBS 재장악과 과거 회귀 시도에 대한 SBS 구성원들의 준엄한 경고”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SBS본부는 “대주주에 장악돼 이리저리 휘둘린 과거로의 회귀를 거부하고, 조직 혁신을 통해 공적 가치를 실현하며 지속 가능한 조직으로 거듭나길 갈망하는 SBS 구성원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라며 “현행 임명동의제도의 한계로 간신히 임기를 연장한 박정훈 사장 체제는 SBS 구성원의 절대적 의사를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BS본부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보도와 시사교양, 편성 최고 책임자에 대한 임명 동의에 혁신과 신뢰를 담보할 인사를 임명할 것을 박 사장에게 촉구했다.

윤석민 회장에게는 “SBS 사태 정상화를 위한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끝내 거부하고 내놓은 당신의 선택에 대해 SBS 구성원들은 사실상 레드카드를 들었다”며 “시민사회가 내놓은 따가운 질책과 박정훈 사장 임명 동의 과정에서 드러난 SBS 구성원들의 분노를 거슬러 SBS 재장악의 길을 재촉한다면 대주주의 자격에 대한 심판은 엄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BS본부는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사장이 주도하는 SBS 과거 회귀와 사유화를 반대하는 구성원들의 의사가 분명히 확인된 이상, 방송과 경영의 독립을 다시 세워내고 SBS 미래 혁신을 위해 꿋꿋하게 싸워 나갈 것”이라고 조합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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