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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질문 확인한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장애인, 다문화 가정, 탈북민 등 소수자 질문 더해져...문 대통령 “이 자리는 하나의 대한민국이었다"
김혜인 기자 | 승인 2019.11.20 00:10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임기 절반을 보낸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 나섰다. 정부 정책과 관련된 날카로운 질문보다는 국민들의 생생한 삶과 궁금증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기존에 주목받지 못하던 장애인,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소수자 관련 질문들이 나왔다.

19일 오후 8시부터 상암 MBC 공개홀에서는 100분을 훌쩍 넘겨 대통령과 300명의 국민들이 만나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를 진행했다. 16,000건이 넘는 질문 가운데 경제·일자리 분야, 검찰개혁, 외교·안보, 교육·육아, 부동산, 언론 순으로 많은 질문이 모였다.

대통령으로부터 첫 질문 기회를 부여받은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가 질문하고 있다. (출처=MBC)

첫 질문자는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민식이 엄마 박초희 씨였다. 박 씨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단 하나의 법도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라며 “스쿨존에서 아이가 사망하면 안 되고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사망하는 아이가 없어야 하고 아이가 다치면 빠른 안전조치를 하는 나라. 등굣길 통합차량이 안전하길 바란다”고 울먹이며 질문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 이름으로 올라온 국회 법안이 아직 계류 중에 있고 통과되지 못해 안타까우실 것 같다”며 “아이들의 안전이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한 독도 헬기 사고 실종자 가족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평상시 주목받지 못했던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이 질문에 담겼다. 인천 다문화학교 교사는 다문화 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방안 마련을,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의 군 복무시 겪을 차별에 대한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 탈북민을 위한 지원정책 마련, 일용직 노동자를 위한 입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애인 김혁건 씨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중증장애인들이 활동가로부터 도움 받지 못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을 염려했고, 문 대통령은 “장애인들이 지원받지 못하거나 지원받는 시간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 장담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조국 전 장관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인터넷 실시간 참여방을 통해 ‘조국 전 장관 임명’, ‘검찰 개혁’이 주요 단어로 꼽히자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 문제는 제가 장관으로 지명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줘서 송구스럽다”며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단호히 말했다. “검찰의 중립성 확보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이 잘못했을 경우 검찰의 잘못을 제대로 물을 만한 장치가 없기에 공수처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처럼 검찰 권한이 많은 곳이 없다. 무소불위로 인식되어있는데 개혁을 통해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난다면 뿌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화문·서초동 집회에서 나타난 양극화된 민심에 대해서는 “답답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며 “보수도 검찰다운 검찰을 가져야 하고 특권층이 부패하지 않도록 강력한 사정 기관을 가져야한다. 그 점에서는 서로 생각이 다른 바가 없다고 본다”며 “야당 시절 주장했던 걸 반대 입장이 되면 정파적 반대로 나아가기에 오랜 세월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질문이 모인 경제 분야에서는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보안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포용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속도 측면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조치가 보조를 맞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내년 1월 1일부터는 50인 이상 규모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되는데 탄력근로제 확대가 방법이다. 시행 일자가 코앞에 다가왔기에 정기국회에서 입법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모병제 관련해서는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라며 “아직은 현실적으로 실시할 형편이 되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남북 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남북관계 여지가 생길 것”이라며 “개성공단 기업인 피해도 이 기간만 넘기면 빠르게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떨어지는 20대 지지율에 관한 질문에 ”젊은 사람들이 어렵게 여기는 고용 문제, 공정의 문제, 조국 전 장관을 통해 부각된 교육에서의 불공정 요소를 해결하지 못한데 대한 실망감이 있다고 본다“며 ”각별히 노력해나가겠다. 20대도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지 외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MBC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 (출처=MBC)

100분 동안 쉬지 않고 20여 개의 질문이 오고 갔지만 생방송인 탓에 질문하지 못한 참석자들 사이에 볼멘 목소리가 나왔다.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 소리치며 손을 들거나 마이크 없이 질문을 이어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는 하나의 작은 대한민국이었다. 임기 절반 동안 열심히 했지만 긍정평가만큼이나 부정평가도 많은 걸 알고 있다”며 “일자리, 경제, 국민 통합 분야에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고, 촛불 민심인 공정이라는 목표도 얼마나 나아갔는지 보면 아쉽다. 후반기에는 보다 확실한 성과 체감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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