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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법안발의 건수 쌓는 국회의원들녹색당, 법안 쪼개기-몰아치기 의혹 제기… "민주당 의정활동평가에 '법안발의 건수' 포함되자…"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11.19 16:3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바뀐 입시제도에 빠르게 적응하는 입시생들 같다"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들의 건수쌓기식 입법발의가 횡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의정활동 평가 기한에 맞춰 법안을 몰아서 발의하거나, 같은 법률을 조문만 바꿔 연이어 발의하는 '입법 쪼개기' 등의 잘못된 관행이 다수 의원들에게서 발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의안 처리율이 30%대를 간신히 넘겨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비난을 받는 20대 국회에서 무의미한 법안 발의가 남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19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국회의원들의 법안몰아치기, 법안쪼개기 입법발의 실태를 발표했다. 그동안 이 같은 입법 관행은 국회 안팎 물밑에서 제기되어 왔으나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현역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2019년 10월까지의 법안발의 건수'를 반영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상이 두드러졌다.

녹색당은 19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국회의원들의 '법안몰아치기', '법안쪼개기' 입법발의 실태를 발표했다. (사진=미디어스)

녹색당에 따르면 10월 31일 단 하루에 민주당 의원들은 181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10월 28일부터 31일 사이에 민주당 의원들의 대표발의 법안이 급증했다. '법안 몰아치기'다. 

해당 기간동안 대표발의를 가장 많이 한 의원은 민주당 이춘석 의원이다. 이 의원은 4일동안 26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이 20대 국회들어 대표발의한 87건 중 4분의 1을 넘어서는 발의 건수다. 2위는 서영교 의원(140건 중 21건), 3위 윤준호 의원(57건 중 14건), 4위는 오영훈 의원(75건 중 10건), 5위는 정춘숙 의원(148건 중 10건) 순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권칠승 의원(117건 중 9건), 인재근 의원(110건 중 9건), 홍의락 의원(71건 중 6건), 추미애 의원(24건 중 5건), 조응천 의원(77건 중 4건), 김한정 의원(36건 중 4건), 박찬대 의원(66건 중 5건), 김철민 의원(126건 중 7건), 감정호 의원(24건 중 5건), 우원식 의원(65건 중 4건), 정재호 의원(46건 중 6건), 고용진 의원(78건 중 4건), 김두관 의원(44건 중 6건), 심기준 의원(35건 중 5건), 홍영표 의원(35건 중 3건), 박완주 의원(88건 중 8건), 최재성 의원(27건 중 8건), 김경협 의원(62건 중 6건), 김정우 의원(100건 중 6건), 안민석 의원(71건 중 4건), 맹성규 의원(21건 중 2건), 김철민 의원(126건 중 7건), 이규희 의원(15건 중 4건), 이종걸 의원(57건 중 5건), 진선미 의원(104건 중 7건) 등 20대 국회동안 의원별로 대표발의한 건수 중 10월 28일에서 31일 사이에 대표발의한 건수 비율이 5%를 초과하는 의원들이 총 31명에 달했다.

녹색당은 '법안 몰아치기'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동일 법률의 개정안을 같은 의원이 연이어 발의한 사례, 즉 '법안 쪼개기'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이 2019년 10월 이후 발의된 법률들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이틀 간격으로 동일한 법안을 조문만을 바꿔 발의하는 '법안 쪼개기'가 다수 나타났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이 과정에서 '조세특례제한법'과 같이 한 두개 조문을 고치는 것만으로 쉽게 개정법률안을 만들 수 있는 법률들이 법안쪼개기에 많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조세특례제한법은 20대 국회에서만 595건이 발의됐다. 전체 법안발의 건수의 2.49%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법안 쪼개기를 통해 한 건이 두 건, 세 건, 네 건이 돼 국회 사무처에 접수되면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쓰고, 행정력이 낭비된다"면서 "더욱이 하나의 좋은 법률을 만들기 위해 연구한 의원의 의정활동은 나쁜 점수를 받고, 이런 의원들은 좋은 평가를 받는 모순이 발생한다. 법안발의 건수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 공동운영위원장은 "국회 차원에서 경고해야 하고,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법안 쪼개기 금지와 위반 의원 제재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며 "법안 발의를 남발하며 건수만 부풀리는 현실을 바꿀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6대 국회에서 2,507건이던 의원 법안발의 건수는 17대 국회 7,489건, 18대 국회 13,913건, 19대 국회 17,822건, 20대 국회 23,092건(11월 17일 기준)으로 급증해왔다. 시대 변화에 따른 다양한 입법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건수쌓기식 입법발의에 따른 결과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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