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인사로 교체된 KBS-YTN 신임 보도국장들이 기존 출입처 제도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며 대안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출입처 폐지를 내세운 엄경철 KBS 신임 보도국장에 이어 지난 12일 임명된 노종면 YTN보도국장은 “출입처 취재방식 대안 마련”, “1보·속보 강박에서의 탈피”, “사스마리 등 언론 관행 탈피” 등을 보도국 운영 계획으로 내세웠다.

노종면 신임 보도국장 내정자는 임명동의투표를 앞두고 18일 사내게시판에 보도국 운영 계획서를 올렸다. 노 국장은 “익숙해진 취재 방식·보도 지향에 안주하고 사회의 변화·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전통 언론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함께 답을 찾겠다”며 “과분하고 버거운 직을 맡아 보겠다고 나서는 만큼 구체적인 방안을 말씀드리고 평가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종면 YTN 신임 보도국장 (사진제공=YTN)

노 국장은 출입처 취재 방식의 대안 마련을 약속했다. 지난해 발표한 ‘보도혁신안’에 따라 취재부서를 분류하고 기획취재팀을 구성했지만 “전반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노 국장은 “기존의 출입처 취재 관행에서 탈피하려는 취지였다”며 “구체적인 개선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보도국 운영 계획서에서 노 국장은 언론의 관행적인 취재 방식을 타파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경찰서를 돌며 취재하는 ‘스차마와리’식 취재는 ‘한국 언론의 오랜 관행’이라며 “언제까지 일선 경찰서 하나하나를 샅샅히 훑는 것이 사스마리의 기본이고 젊은 기자의 숙명이어야 하는지. 이에 대한 고민과 의문을 풀어헤쳐서 새로운 취재, 보도 방식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사건팀의 경찰서 '마와리' 또한 선택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게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 국회 의원회관·상임위원회 취재를 강화하자고 밝혔다. “받아치기 방식의 지도부 회의 취재를 줄이고 정보 확보력이 막강한 의원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신뢰를 쌓아 단독 보도의 가능성을 높이고 ‘공동 프로젝트’도 적극 추진하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노 국장은 “법조팀의 취재 비중이 검찰 수사에서 공판 중심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당장 검찰 직접 취재를 포기하긴 어렵다”며 “당면해 있는 ‘세월호 재수사’ 등 취재 결과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1보 중심’, ‘속보 우선주의’ 강박에서 벗어나 집중하기로 선택한 사안은 깊고 다양하게 취재해 속보(잇는 보도)를 만들어내도록 요구하겠다고 했다. 출입처 방문을 최소화해 발생·발표 기사에서 힘을 빼고 중요도가 높은 사안, 지속적인 취재가 필요한 사안에 보도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보도에서는 결과의 중립이 아닌 과정의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낡은 기계적 중립을 버리고 과정의 중립을 언론의 본질적 가치로 지키겠다”며 “YTN이 (특정) 입장을 갖는 건 부적절하지만 사실에서 맥락으로 나아가는 시도에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해 자체적인 해설 기능이 매우 취약하고 외부 패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사안별로는 적극적으로 해설을 더하는 보도를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단순한 진행자에서 벗어나 맥락을 짚어내는 앵커 육성, 비정상적인 새벽·심야뉴스 근무제 변화, 뉴스 편집 강화, 영상 콘텐츠 진화, 40대 초반의 젊은 인력 배치 등을 약속했다.

노종면 신임 보도국장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선거 일정과 방법이 구체화되면 2주 내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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