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출연자 논란으로 막을 내렸던 KBS2TV <1박 2일>이 김종민을 제외한 출연진을 대폭 교체해 돌아왔다.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거친 새로운 멤버들과 제작진을 투입해 <1박 2일>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산이다.

1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황선 <1박 2일> 시즌4 CP는 13년간 이어온 ‘1박 2일’의 포맷은 그대로 가져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CP는 “출연진과 연출자가 대폭 바뀌기 때문에 포맷까지 바뀌어버리면 1박 2일이 아닌 제3의 프로그램이 될 것 같았다”며 출연진과 연출자의 새로운 관계를 통해 변화를 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연자들이 익숙해지면 포맷 변화도 고려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이재우 예능센터장은 “시즌 4를 누가 어떻게 맡을지 고민이 많았다. 통상적으로 ‘1박 2일’을 경험해본 조연출이 연출을 맡아왔기에 ‘1박 2일’ 조연출 경험이 없는 방글이 PD에게 연출을 맡긴 건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또한 “‘1박 2일’이 tvN의 <신서유기> 원형이 될 정도의 리얼야생버라이어티 원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1으로 돌아가 시청자들이 좋아했던 부분을 돌아보고 연출자의 새로운 감각이 더해지면 ‘세련된 촌스러움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 KBS에서 열린 'KBS2TV 신규프로그램 설명회'. (왼쪽부터) 기훈석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팀장, 조현아 <정해인의 걸어보고서>CP, 이훈희 제작2본부장, 이재우 예능센터장, 최재형 <씨름의 희열>CP, 이황선 <1박 2일>CP (사진제공=KBS)

내부적으로 출연자 검증 시스템을 마련했다. 앞서 시즌3의 경우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논란, 김준호와 차태현의 내기 골프 논란 등 출연진 리스크로 9개월간 잠정 폐지됐다.

이재우 예능센터장은 “출연자를 사전에 검증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제작진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출연자를 검증하되 시청자 위원이 참여한 자문위원회를 통해 검증하기로 했다. 현재 최종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검증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자칫 잘못하면 ‘뒷조사’, ‘신상털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문위원회를 통해 상식적인 선 안에서 최대치로 할 수 있는 데까지 살펴보고 있다. 경각심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웠던 <1박 2일> 시즌3 잠정 폐지 결정에 대해서 이황선 CP는 “예능센터에서 판단하기에 1박 2일 시즌을 전면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었다”며 “멤버를 대폭 바꾼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했다.

시즌4에는 원년 멤버 김종민과 배우 연정훈, 개그맨 문세윤, 래퍼 딘딘, 빅스 라비 등 6명이 참여한다. 새로운 출연자 섭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독점 출연’ 가능 여부였다. 이 PD는 “다른 예능에 출연하지 않고 ‘1박 2일’에만 독점적으로 출연하시는 분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해 일일이 만나 뵙고, 장시간 인터뷰를 했다”고 말했다.

논란 속에 잠정 폐지된 지 9개월 만에 시즌4 출범은 빠르지 않냐는 비판에 대해 이재우 예능센터장은 “복귀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 수 있지만, 시즌3이 종료됐을 때 프로그램 중단보다는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2배 이상 높았다”며 “물론 그 전과 같은 논란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도 있었지만 앞선 경험이 있기에 출연자 선정에 신중했고 앞으로도 관리 측면에서 신경 써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KBS는 이날 예능발표회에서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태백에서 금강까지 씨름의 희열> 등 신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9일 오후 11시 10분 첫방송하는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은 프리랜서 아나운서 장성규가 나와 사회 초년생들의 재정관리 등 고민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26일 오후 10시 첫 방송 예정인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는 배우 정해인이 친구들과 함께 걸으며 다큐멘터리를 찍는 예능판 <걸어서 세계 속으로>다.

30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되는 <태백에서 금강까지 씨름의 희열>은 씨름 선수들의 경량급 천하장사 대회 도전기를 다룬다. 최재형 CP는 “씨름은 30년 전에는 국민 스포츠였다. 당시 시청률 68%를 기록하는 등 매력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봤고 토너먼트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어느 순간 자신만의 ‘Pick’한 선수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북돋웠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이번 개편에서 목표하는 바는 구성원들의 자신감 회복”이라며 “한동안 정체되어있던 예능 프로그램에 개편으로 활력을 불어넣었고 ‘1박 2일’이 다시 시작되면 많은 변화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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