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으로 현지에 급파됐던 방송사 기자들이 방사능 누출로 인한 안전 문제 때문에 도쿄 특파원 등 최소 인력만을 남겨 두고 속속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 박상진 기자가 리포트한 16일 저녁 SBS <8뉴스> '추위에서 폭설까지' 리포트.
18일 저녁 8시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오는 SBS 박상진 기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편의점에는 물건도 없고 먹을 것도 구하기 힘들었다"며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본 사설 중계차를 이용해 현지 중계를 하던 도중, 사설 중계차가 갑자기 '위험하다'며 도망가버리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박 기자는 "여기서는 현지 미디어를 통해서 (상황을) 볼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NHK를 제외한 일본 민방들은 약간 자극적이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는 가라앉은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그동안 어느어느 지역에서 취재했었나?

"일본에는 12일날 들어왔고 센다이, 후쿠시마 등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취재했다."

- 오늘 몇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나?

"8시 비행기다. 16일 저녁, 철수 지시가 내려져서 열 몇명 정도가 함께 돌아가게 됐다. 센다이 공항은 폐쇄돼서, 도쿄로 내려와 비행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 현지에서 기름 확보가 어렵다고 들었다.

"취재진의 경우, 일본 당국에서 '허가증'을 내주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일반인들은 주유소에서 기름 20리터만 받을 수 있지만, 취재진들은 허가증이 있어서 기름 넣을 때 제한이 없었다."

- 취재하면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현지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취재가 힘들었다. 상황이 너무 안 좋으니까…. 3일 전 쯤에는 일본 사설 중계차를 이용해서 현지 중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위험하다'며 우리랑 협의도 하지 않고 도망가 버렸다. 그래서 <8뉴스> 펑크낼 뻔 하다가 겨우겨우 인터넷 되는 곳을 찾아가서 방송 분량을 한국으로 보낼 수 있었다."

- 먹고 자는 기본적인 것은 어떻게 해결했었나?

"센다이에는 숙소가 없어서, 외곽으로 나와서 숙소를 잡아야 했다. 먹을 것도 구하기 힘들었다. 편의점에는 물건도 없고, 문도 다 닫혀있으니까.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다."

- 인터넷은 잘 되나?

"잘 안 된다. 돌아올 때 쯤해서는 인터넷이 됐지만. 그 전에는 전화도 안됐었다."

- 일본 언론인들도 도쿄로 모두 철수한 상황인가?

"(원전 근처는 위험하기 때문에) 인접해서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NTV도 40km 부근에서 하고 있었는데 아예 철수한다고 들었다. 전부 다 도쿄로 철수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 방사능 누출 지역 취재에 필요한 안전장비는 갖췄었나.

"원전 근처에도 갔었는데 특별히 따로 준비한 건 없었다. 마스크, 장갑 이 정도이기 때문에 '안전장비'라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일본 현지 언론인들도 장갑, 헬멧, 마스크, 장화 정도였다. 돌아가면 방사능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 일본방송보다 오히려 한국 방송사들이 더 호들갑스럽다는 지적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 저희가 현지에서 만들어 보낸 기사가 그렇게 자극적이진 않은 것 같다. 다른 방송사 보도는 보지 못했다.

여기서는 현지 미디어를 통해서 (상황을) 볼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위험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일본 방송을 봐도 NHK를 제외한 민방들은 약간 자극적이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는 가라앉은 분위기로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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