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토트넘이 위기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포체티노 감독이 5년 전과 같다며 초심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할 정도다. 갑자기 와해되는 듯한 토트넘의 경기력은 심각한 수준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포체티노의 번뜩이는 전술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손흥민만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필드가 그동안 단단하게 뒷문을 잠그고 지지 않는 경기를 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결국 어떻게 빗장을 풀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케인을 원톱으로 둔 전형적인 포메이션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며 상대를 압박한 것은 손흥민이었다.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알리 역시 손흥민과 합을 맞추며 상황을 만들어갔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활약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오늘 경기는 토트넘이 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세필드를 뚫어내지 못했고, 그들의 공격에 흔들리는 수비라인은 강팀의 모습이 아니었다.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셰필드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13분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원을 장악하고 공격을 이끌어야 할 핵심 선수가 없다. 에릭센이 그 역할을 해왔지만 이미 마음이 떠났고, 출전도 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이런 문제점은 더욱 심각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로 셀소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은돔벨레는 편차가 심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시소코 역시 지난 시즌 모습을 찾지 못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케인이다. 결국 완벽한 공을 받지 못하면 골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골게터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케인은 결정적인 순간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반 킬 패스가 케인에게 연결되었지만 이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비가 내렸다는 점에서 그럴 수도 있었지만 케인이라는 존재에 거는 기대를 보면 이는 마무리가 되어야만 했다.

손흥민 역시 전반 첫 슛이 그에게서는 보기 힘든 하이볼로 골대를 넘어가는 것을 보면 비 때문에 경기가 어려워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경기는 공평하다. 세필드를 홈으로 불러들인 토트넘이 완벽한 우위에서 상대를 지배해야 했지만 그런 느낌은 없었다.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공격을 해도 토트넘 미들부터 수비라인이 쉽게 공략이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수비가 탄탄하고 중원이 날카로우면 상대는 힘들어진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 이 모든 것을 해결한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셰필드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홈경기에서 득점포를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후반 13분 알리의 침투 패스를 케인이 만들어내지 못하고 수비수 맞고 흐르자 손흥민이 바로 골로 연결했다. 선방을 하던 세필드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여유롭게 넣는 손흥민은 진정 최고였다. 골을 넣는 자리에 있다는 것, 이는 많이 뛰어다니며 가능성을 높인 결과였다.

케인은 그런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손흥민은 수시로 기회를 만들고 연결하며 골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곧바로 세필드 공세에 붕괴된 토트넘 수비라인은 최악이다. 물론 VAR 판정으로 오프 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이는 기계가 아니면 구분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다.

상대 공격수들을 놓치고 뭉쳐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수비는 나올 수 없다. 동점골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토트넘 수비수는 절대 상위권 팀 전력은 아니었다. 이 정도로 1골만 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행으로 다가올 정도로 말이다. 포체티노는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왜 알리를 뺐을까?

알리가 빠진 후 공격은 더 힘들어졌다. 막판 투입된 모우라가 효과적인 슛을 쏘기도 했지만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토트넘은 전반적으로 어수선하다. 작년까지 보여주었던 탄탄한 조직력이 모두 사라진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군분투 중인 손흥민이 군계일학처럼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총체적 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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