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방통위 기자단을 통해 자신의 저서 출간 소식을 알렸다. 퇴임을 앞두고 출마설 등이 흘러나오는 차관급 정부 인사의 저서 출간 소식이 출입기자단을 거쳐 방통위 홍보실을 통해 알려지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뒤따른다.

7일 방통위 홍보담당관실은 <(간사공지)고삼석 상임위원, 5G초연결사회, 완전히 새로운 미래가 온다 단행본 발간 관련 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간사공지'란 방통위 기자단 간사의 공지 요청에 따라 배포한 자료라는 의미다.

배포된 보도자료에는 고 위원의 책 출간 소회와 책 표지, 카테고리, 추천사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자료에서 고 위원은 "오늘 자식 같은 책 <5G초연결사회, 완전히 새로운 미래가 온다>(이하 완새미)가 인쇄를 마치고 세상에 나왔다"며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저의 지식이 우리나라가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미래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데 밟고 지나갈 작은 디딤돌 역할이라고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사진=연합뉴스)

고 위원은 "예상보다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공교롭게 상임위원직 사퇴에 즈음하여 책이 출간되었다"며 "임기가 1년 정도 남았을 즈음 사퇴를 생각했다. 그때부터 퇴임에 맞춰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고민 아닌 고민을 시작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고 위원은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5년 5개월을 재직했다"며 "길게 보면 지난 23년 동안 김대중(국민의 정부), 노무현(참여정부), 문재인 세 분의 대통령을 국회와 청와대, 그리고 행정부에서 직접 보좌했고, 중앙대에서 겸임(초빙)교수로 6년 동안 재직하는 등 미디어·ICT 분야 정책전문가로 성장했다"고 자신의 이력을 서술했다.

고 위원은 "11월 9일은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이 되는 날이다. 임기 후반기에 들어서는 문재인 정부, 그리고 '대한민국 호'가 세계사적 대변화의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데 저의 졸저 <완새미>가 작은 등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추천사란에는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하현회 LGU+ 부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자단 간사 공지라고 하지만 고 위원 개인에 대한 홍보로써 비춰질 수 있는 보도자료가 방통위 홍보실을 통해 배포된 것이 적절하느냐는 질문에 박동주 방통위 대변인은 "이걸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해서, 출간된 걸 공적 루트를 통해 나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저희가(대변인실)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그는 "기자단 간사와 협의를 해서 나간 것 같고 공식적으로 나간 것은 아니라서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방통위 기자단 간사는 "간사공지는 방통위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며 "고 위원과 얘기를 하다 책을 내려 하는데 시기가 이상하게 되어 몇 몇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알리려고 한다기에, 우리 기자단이 87개 매체나 있고 받아보는 매체와 안받아 보는 매체가 있으면 좀 그러니 제가 기자단 전체에게 간사공지로 보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고 위원은 "지금 현재 정치를 한다거나 출마를 생각하는 건 아니다. 정치 행보의 일환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분명히 아니다"라며 "현재로서 결정한 바가 없다. 생각해보라. 지금 지역에 내려가 지역구 출마를 할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그는 "진정성을 가지고, 소회도 담담하게 얘기한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상황, 4차 산업혁명, 5G, 초연결사회에 대해 이렇게 놔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고 위원은 "나도 개인적으로 보낼까 고민했다. 그런데 위원 동정이잖나"라며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지만 나는 내일 사퇴하더라도 여전히 방통위 상임위원이다. 위원으로서 업무의 연장선상이다. 마지막으로 내 경험들을 업계와 국민들에게 남기고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고 위원은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총선, 정치와 관련한 입장을 정하는 일은 없으며, 사퇴 후에는 총선 출마를 포함한 여러 형태의 거취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해당 보도자료는 복수의 매체에서 기사화되고 있다. <완새미> 출판사는 오는 11일 출간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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