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키움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올린 장정석 감독이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모두가 재계약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시즌이 끝난 후 장 감독은 키움과 작별을 하게 되었다. 키움의 새로운 감독으로 손혁 SK 코치가 선임되었다.

최근 키움은 이장석 전 대표가 옥중 경영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장석 전 대표가 히어로즈를 키웠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그가 횡령한 금액들이 너무 많다는 점에서 그 모든 공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 사람이었던 박준상 대표와 임은주 부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새로운 경영진을 통해 과거 히어로즈의 색채를 빼는 행위 자체가 부당한 일은 아니다. 여전히 이장석 전 대표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면, 이를 막아내고 새롭게 나아갈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기에 왜 장정석 감독까지 밀려나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장 감독 역시 이 전 대표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사외이사로 등록되기도 한 장 감독은 마지막으로 정리될 대상이었을 텐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그 시점이 늦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이들이 많다. 우승을 해도 상황에 따라서는 해고될 수도 있다. 그건 그들만의 논리 속에서 가능한 일들이다. 문제는 키움 구단이 팬들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단 점이다.

손혁 신임 감독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데이터와 분석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손혁이라면 기대를 해봐도 나쁘지 않다. 이장석 전 대표 색채 지우기임에도 과거 히어로즈에서 투수 코치를 한 손혁을 신임 감독으로 선택했냐는 지적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장석 사람이라면 다른 팀으로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히어로즈에 남아 이 전 대표의 의중을 받들어야 하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혁 신임 감독이 허민 의장과 친분으로 인해 선임되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느 곳이나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 그런 점에서 허 의장과 손혁 신임감독이 친하다는 것이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

손혁 신임 키움 감독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제공]

믿을 수 있는 이들과 팀을 만들고 이끌어 결과를 내겠다는 의지 자체가 비난받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당 행위로 구단에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누구 사람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장석 전 대표와 그 사람들을 비난하는 이유 역시 그 안에 존재한다. 부당한 방법으로 구단에 피해를 줬다면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 새롭게 구단을 운영하는 이들은 자신들과 뜻이 맞는 이들을 모은다. 그렇게 자신의 팀으로 만들어 운영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손혁 감독은 2년 계약을 했다. 감독이라는 직책을 처음 맡은 손 감독에게 주어진 기간은 2년이다. 그 기간 안에 우승이 아닌 가능성을 보여야 재계약이 가능하다. 프로는 결국 결과로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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